[디지털투데이 안석현 기자] 현대모비스는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 양방향 충전기(Bi-directional On Board Charger, 이하 양방향 OBC)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양방향 OBC는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등 친환경차를 전력망과 연결시켜 배터리 내 유휴 전력을 차 외부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자동차의 전력을 전력망에서 활용한다는, 이른바 V2G(Vehicle To Grid) 개념이다. V2G 기술을 적용하면 전기차를 움직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차량이 공급하는 전력은 평소 가정이나 마을 등에서 비상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 4대면 20가구가 하루치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V2G 적용 차량 약 10만대가 보급될 경우, 화력발전소 1기의 발전용량에 준하는 500메가와트(MW) 수준의 전력을 확보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V2G는 일본⋅덴마크⋅미국⋅중국 등에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V2G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와 양방향 OBC 외에도 양방향 충전소 및 요금체계 등이 필요하다.  

현대모비스는 한국전력공사가 2015년부터 추진 중인 ‘V2G 실증사업’에 참여해 양방향 OBC 개발을 담당했다. 국내서 양방향 OBC를 친환경차에 탑재해 안전성능을 검증하고 실증사업을 통해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양방향 OBC에는 직류⋅교류를 상호 변환하고 전압과 전력 주파수 등을 전력망과 동기화 하기 위해 AC⋅DC 컨버터, 승압⋅강압 컨버터 등이 적용됐다.   

현대모비스의 양방향 OBC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부품 크기는 기존 아이오닉 친환경차의 단방향 충전기와 동일 사이즈로 개발됐다. 충·방전 출력은 모두 전기차에 적합한 6.6킬로와트(kW)급을 구현했다.   

안병기 현대모비스 친환경설계실장(이사)는 “V2G는 2020년쯤 국내에서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양방향 OBC의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에너지 손실율도 한층 더 낮추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EV⋅PHEV용 단방향 OBC를 개발해 2016년부터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기아자동차 ‘니로’ 등에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