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콘텐츠’

최근 ‘2.0’이란 용어는 유행 수준을 넘어 거의 종교가 된 듯하다. 웹2.0이 나왔고 프린팅2.0, 게임2.0등 이제 2.0이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 컴퓨팅 산업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2.0’은 이미 대세다.

하지만, 2.0시대를 아우를 말한 단어는 아직 없어 보인다. 그 개념이 아직 영글지 않았고 한 단어로 설명하기 힘든 복잡다단한 단어가 바로 ‘2.0’이기 때문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면 보여 주는 수밖에 없다. 웹2.0시대,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HP다.

◇그들이 말하는 프린팅2.0 = 지난 9월 초 HP는 미국 뉴욕 트레이드센터에서 ‘프린팅 2.0’ 전략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한 HP의 프린트2.0 전략은 세 가지 핵심 분야에 역점을 두고 있다. △대량 상업용 프린팅 시장에서 프린트 속도를 더 높이고 프린팅 비용을 낮추는 차세대 디지털 프린팅 플랫폼을 제공하고 △웹을 통한 프린트를 더욱 용이하게 하며 △HP의 디지털 컨텐츠 창작 및 발간 플랫폼을 모든 분야 고객에게 확대 제공한다는 것.

우리는 웹을 통한 프린팅, 즉 ‘웹 프린팅’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린터 등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한 HP가 웹 프린팅을 차세대 전략으로 내세웠다는 것은 아주 의미가 깊다. 정점에 올라 있는 오프라인 수익 구조를 인터넷을 통해 수평 확장하겠다는 것이 바로 HP가 2.0시대 가진 복안이다.

‘2.0시대를 점령하겠다’는 HP의 야심은 이미 시작됐다. HP는 3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마케팅비를 이 사업에 쏟아 붓고 있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광고 간판을 세우고 야후, 디즈니 등 거대 컨텐츠 기업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마케팅의 경우 기존 가격 인하, 번들 판매와는 차원이 다르다. 부가가치가 높은 사진 전시회를 개최하고 박물관과 제휴, ‘프린팅 온 디맨드(Printing on Demand)’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프린팅 2.0을 위한 첨단무기 = 2.0시대를 위한 HP의 무기는 크게 두 가지다. HP프린팅 스테이션 등 인터넷 비즈니스와 영상회의 솔루션 ‘헤일로(Halo)’와 같은 시너지 창출을 위한 ‘신전략 비즈니스’가 그것이다. 여기서 집중적으로 설명할 것은 바로 ‘헤일로’다.(국내엔 아직 론칭되지 않았다.) 시스코 등 기존 영상 회의 솔루션 업체들이 시장을 주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 경험도 없는 업체가 신규 진출이라니!. 게다가 HP와 영상회의 솔루션은 도저히 연관져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HP는 신규 분야 진출에 자신감이 있는 듯하다. 사실 HP는 ‘헤일로’ 출시를 단순 영상회의 솔루션 시장 공략으로 한정 짓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래픽 아트’ 사업 강화라는 보다 큰 그림으로 헤일로를 설명한다. 이번 뉴욕 전시회에서도 헤일로에 대한 애착이 깊어 별로 공간을 빌려 자세한 설명과 도입에 따른 장점을 집중 소개했다.

고객사인 드림웍스의 요청으로 개발된 헤일로는 기존 제품과는 다른 ‘2.0시대’ 영상 회의란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제품이다. 멀티포인트(Multipoint) 기능을 제공, 최대 4곳의 스튜디오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연결할 수 있으며 각기 다른 스튜디오와도 계속 접속할 수 있으며 고해상도 채널은 회의 참여자들은 모니터 위에 장착된 고해상도 협업 스크린을 통해 개인용 노트북에 있는 문서, 프레젠테이션, 고품질의 디지털 동영상을 손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 회의 참여자들을 한 스튜디오에서 다른 스튜디오로 연결할 수 있고 최대 15개의 언어를 선택할 수 있어 해외 사용도 불편한 점이 없다.

사실 이런 장점들로 ‘HP에게 헤일로가 어떤 의미인가’를 다 말할 순 없다.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가 없으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HP는 그에 대한 해답을 너무나도 명확히 가지고 있었다. 뉴욕 전략 발표회장. HP 이미지프린팅그룹(IPG)의 수장 비요메시 조쉬 수석 부사장은 헤일로의 의미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컨텐츠가 중심이 되는 웹 2.0시대. 컨텐츠를 제대로 전달하고 HP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주 중요합니다. 문제는 컨텐츠. 헤일로는 그 시대를 열어줄겁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tiday.co.kr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