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 보름이 지났으나 대출 상품 신청이 원활치 않는 등 이용자 불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 신속‧간편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이 퇴색됐다고 지적하자, 카카오뱅크는 고객센터 인력을 확충하고 신용평가사 등 유관기관과 서버 증설 등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자본금이 확충되기 전인 이달까지는 서비스 불편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과 신용 대출 등의 한도 조회와 대출 상담이 지연되고 있다. 출범 당일 이용자들의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집중되면서 대출 상품 신청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는데, 이같은 현상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가까스로 마이너스 통장 대출에 성공한 이용자들은 최소 1시간에서 많게는 4시간을 앱을 들여다보고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출 실행까지 평균 5분이 소요된다는 카카오뱅크 측의 설명이 무색해졌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모씨(31‧남)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으려고 한도 조회를 누르면 신청자가 많다고 접속이 되지 않는다”라며 “30분 동안 한도 조회를 눌러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도 소득, 직업 등 정보를 입력하고 대출 신청 누르면 또 다시 접속자가 많다는 문구가 나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이용자는 대출 신청에 거듭 실패하자 서비스 이용 여부 자체를 의심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은 8807억원으로, 카카오뱅크 자본금(3000억원)의 세 배에 달한다. 카카오뱅크가 대출을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계좌는 228만개까지 불어났으나 고객센터 상담원은 300여명에 불과해 고객응대율은 10%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 측은 이용자가 몰려서 대출 신청이 원활치 않은 것일 뿐 대출액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신청자가 많아 신용평가사 등의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며 “유관기관들과 협의를 통해 서버를 증설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고객센터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성공 확신한 카카오뱅크, 계획보다 많은 5000억원 증자

카카오뱅크는 내년에 4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할 계획이었으나 대출액 급증, 이용자들의 잇단 불만 등으로 서둘러 자본금 확충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 예정 주식은 보통주 1억주이며, 납입예정일은 9월 5일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대고객 서비스 시작 이후 예상보다 빠른 자산 증가와 신규 서비스 및 신규 서비스 및 상품 출시 등을 위해 선제적인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초기에 논의하던 유상증자 수준은 4000억원이었으나, 카카오뱅크의 성장 가능성 확인한 주주사들이 통 큰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의 현재 주주사는 9곳으로 지분 보유 현황은 ▲한국투자금융지주 58% ▲카카오 10% ▲KB국민은행 10% ▲SGI서울보증 4% ▲우정사업본부 4% ▲넷마블 4% ▲이베이 4% ▲스카이블루(텐센트) 4% ▲예스24 2% 등이다.카카오뱅크는 증자가 완료되면 재무건전성 확보와 함께 향후 혁신적인 금융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여력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7일 출범 이후 보름만인 11일 15시 기준, 228만계좌가 신규 개설됐고, 예적금과 대출이 각각 1조2190억원, 880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케이뱅크도 10일 이사회에서 다음달까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연말까지는 자본금 1500억원을 추가로 확충해 하반기 주택담보대출과 소호대출 등의 신규 서비스 출시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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