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있는 기념일 활용법

다섯 번째는 구글의 재치있는 기념일 활용법이다. 지난 2004년 구글은 미국 포털업계 최초로 1GB짜리 무료 웹 메일 서비스인 G메일을 오픈했다. 4월 1일 만우절이었다. 그 동안 무료 이메일이 MB(메가바이트)단위였다는 점 때문에 사용자들은 만우절 농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1년 후 같은 날 구글은 경쟁사들의 이메일 용량 확대를 의식한 듯 G메일의 기본 용량을 2GB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이런 기념일 마케팅을 통해 G메일은 만우절 농담 같은 놀라운 서비스 제안으로 이용자들에게 빠르게 소문이 난 것이다.

구글의 아이디어 넘치는 기념일 마케팅은 아폴로호의 달 착륙을 기념하는 7월 20일에도 또 다시 효과를 발휘했다. NASA에서 공개한 일부 달 표면 사진을 구글 지도 서비스에 추가해서 아폴로호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의 기록들을 제공한 것이다. 이 서비스는 구글 지도 서비스뿐만 아니라 인공위성 사진을 토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 어스(earth.google.com)의 마케팅까지 같이 하는 기념일 아이템이었다.

이 외에도 특정 기념일에 구글의 로고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는 것 또한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구글 측은 이러한 사업 추진이 ‘단순히 돈만을 보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그들의 목표는 전 세계의 지식을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서비스가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목표가 뛰어난 인재들이 구글로 모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말도 덧붙인다.

구글 경영의 성공요인

여섯 번째는 구글의 근무환경을 포함한 경영법이다. 구글의 최고경영자인 에릭 슈미트는 한 인터뷰에서 성공요인을 몇 가지로 분류한 바 있다.

먼저, 구글은 철저하게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디어 편지함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직원들은 자유롭게 이 편지함에 글을 남길 수 있으며, 이를 본 동료직원들은 댓글을 남기거나 등급을 매길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프로젝트로 연결되어 새로운 서비스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70:20:10이라는 경영의 황금률이 구글의 경영에 녹아있다. 시간의 70%는 핵심 사업에 쓰고 20%는 관련사업, 나머지 10%는 관련이 없는 신규사업에 쓰겠다는 것이다. 구글이 현재 시간의 70%를 쏟는 핵심부문은 검색(Google Search)과 두 종류의 웹광고(AdWords, AdSense)이며, 20%는 구글 뉴스와 구글 어스, 구글 로컬 등 핵심사업과 연관된 사업이다. 나머지 10%는 구글의 미래 수익원이 될 신규사업인 블로그, 구글토크, 구글와이파이(Wi-Fi) 서비스 등이다.

구글에는 구글 특유의 직원 만족 정책이 있다. 무료 통근버스, 사내 체력단력실, 수영장, 스파, 세탁소 등 편의시설이 완비되어 있으며, 유기농·무공해 재료만 사용해 전문 요리사가 만드는 세 끼 식사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오로지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팀 단위로 움직인다. 팀원간 의견 조율을 더욱 쉽게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한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아울러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라는 구글의 슬로건처럼 건전한 비판을 포용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이 같은 조직문화와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후생정책이 시너지를 내면서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회사 중 하나인 구글의 오늘을 있게 한 것이라는 것이 슈미트의 말이다.

구글의 한국 공세 이미 시작됐다.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듭하고 있는 구글은 이미 국내에도 진입하여 그 세를 떨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에서 서비스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한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지난 4월 인터넷 포털 일평균 방문자 수에서 109만명을 기록, 하나포스에 이어 10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네이버(1417만명)와 다음(1238만명), 네이트(1112만명) 등 국내 주요 포털 빅3의 10%도 안되는 수치다.

때문에 구글은 새롭게 체계를 정비하고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원진 전 어도비코리아 지사장을 구글코리아 대표로 선임했으며, 조원규 전 새롬기술 창업자를 연구개발(R&D)센터장으로 임명했다. 4월에는 구글 로고 및 디자인을 총괄하는 데니스 황이 방한한 데 이어 5월말에는 최고 경영자인 에릭 슈미트 CEO의 방한까지 이르렀다.

<구글의 그들은 누구? >

냉철하고 차분한 경영자 에릭 슈미트

제록스 팔로 알토 연구센터 전산 담당자, 벨 연구원,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소프트웨어 매니저, 노벨 CEO, 애플컴퓨터 이사, 2006년 올해의 CEO. 전혀 연관성 없는 업체들의 직함들로 보이지만 단 한 사람, 구글의 최고경영자인 에릭 슈미트의 약력이다.

그에겐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대) 출신의 냉철하고 차분한 경영자이자 독특한 품성의 소유자. 자신을 드러내기 좋아하는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과는 여러모로 다르다는 것이 그를 아는 사람들의 평이다. 구글스토리의 저자인 존 바텔은 그에 대해 "직설화법은 피하고, 중의적인 말을 구사한다"고 평하고 있다.

그는 2001년 3월, 구글에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의 IT버블이 꺼지면서 인터넷 기업들이 허덕이고 있던 시기다. 하지만 그는 구글에 합류한 날을 기점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그 이후 흑자가 나지 않은 달은 없었다. 2004년 9월에는 구글을 나스닥에 상장시키고 시가총액 1,500억 달러의 초대형 기업으로 구글을 키워냈다. 적자회사를 초일류기업으로 키워낸 억세게 운이 좋은 천재 경영자다.

10년만에 최대의 갑부로 떠오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이름 없는 두 공학도가 있었다. 그들은 스탠포드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났고, 토론을 통해 친해지게 됐다. 그들은 지금 2007년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의 400대 부자 중 12위와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의 이야기다. 이들은 끊임없는 도전과 모험정신으로 무장한 ‘혁신 갑부’이다. 차고에서 구글이라는 회사를 시작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거대 기업으로 키워냈다.

1995년 당시 스탠포드대 박사과정이었던 래리 페이지는 인용의 역추적이라는 논문주제에 몰두한다. 그리고 같은 박사과정의 세르게이 브린이 그 복잡성과 규모에 흥미를 느끼면서 구글 검색의 근간이 되는 페이지랭크(PageRank)를 탄생시켰다.

브린과 페이지는 토론을 즐기고 컴퓨터를 좋아한다. 전혀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이다. 래리 페이지는 내성적이고, 세르게이 브린은 소란스럽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주위의 관심을 끄는 성격이다.

토론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그들의 깊은 우정의 토대이자 경영방식이다. 지금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의 비전, 중대한 정책들에 대해 지속적인 설전과 토론을 거쳐 결정하고 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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