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의 수장으로 임명된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이 자신의 거취를 두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박 본부장은 과거 황우석 사태와 연루된데 대해 사과하며 본부장 자리에서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은 10일 오후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본부장 자리에서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박 본부장은 “최근 제 임명과 관련해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황우석 사건 당시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아무 말하지 않고 매맞는 것으로 사과를 대신했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으나 기회를 만들지 못해 지난 11년간 너무 답답하고 마음의 짐으로 안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황우석 박사 사건은 모든 국민에게 실망과 충격을 안겨주었고 과학기술인들에게도 큰 좌절을 느끼게 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을 총괄한 사람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면서 이 자리를 빌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황우석 사태와 관련, 당시 사이언스지 논문에 공동저자로 들어간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본부장은 현 자리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본부장은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으며 일로써 보답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 본부장은 참여정부에서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재직하면서 황 교수의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하고 연구비를 지원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야당과 시민단체, 학계 등은 정부에 박 본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박기영 본부장은 황우석 사태 주역 중의 한 사람”이라며 “황우석 사태는 연구윤리를 위반한 과학자로 그를 정치권에 연결하고 조율한 사람이 박기영 본부장”이라고 꼬집었다.
공공연구노동조합은 8일 성명을 통해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사태를 불러일으킨 핵심 인물로, 온 나라를 미망에 빠뜨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눈과 귀를 멀게 한 장본인”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책무성과 윤리성을 갖추지 못한 자를 혁신본부장으로 임명해선 안되며, 박기영 교수가 스스로 사퇴해 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