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국내 IT 인프라 서비스 대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국내 빅3로 불리는 삼성SDS, SK주식회사(옛 SK C&C), LG CNS 중 SK를 제외한 삼성SDS와 LG CNS는 그룹사 내부거래만으로 50%가 넘는 매출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빅3의 경우 각자의 특성에 맞는 신사업 진행에 따른 것이라며, 내부거래 비중을 고의적으로 높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수장이 바뀐 문재인 정부의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은  최근 '재벌개혁'을 선언하며 내부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 행위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할 방침을 세운바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속적인 실태 점검 등을 통해 위법한 소지가 있다면 본격적인 조사를 취할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IT서비스 부문 빅3인 삼성SDS, SK주식회사, LG CNS의 내부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IT서비스(SI) 분야 빅3 내부거래 비중은 ▲삼성SDS 75.6% ▲SK주식회사 42.3% ▲LG CNS 50.9% 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삼성SDS와 LG CNS는 2015년에 비해 각각 2.4%, 2.3% 증가했으며 SK주식회사는 11.6%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빅3 IT서비스(SI) 업체의 내부거래 비중(자료=DART)

먼저 삼성SDS는 지난 2015년 73.2%였던 내부거래 비중이 지난해 75.6%로 2.4%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SDS의 총 매출액은 4조69억원으로 이 중 국내 계열사를 통한 매출은 3조283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SDS의 국내 계열사 중 삼성전자가 총 매출의 38.8%인 1조5563억원을 차지했으며 내부 거래 비중으로 따져보면 51.4%에 해당했다. 다음으로는 삼성화재해상보험 2381억원, 삼성디스플레이 1569억원, 삼성SDI 1274억원, 삼성물산 108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SDS는 최근 IT 서비스 분야 뿐만 아니라 차세대 물루 솔루션 '첼로'를 바탕으로 국내외 물류BPO(업무처리 아웃소싱)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5년에 비해 지난해 내부거래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서 삼성SDS 관계자는 "본사기준으로 보면 사업을 철수한 공공·대외 금융부문의 잔여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주식회사는 2015년 내부거래 비중이 53.9%였지만, 작년에는 42.3%로 11.6%가 하락했다.

SK주식회사는 지난 2015년 8월 IT 서비스를 담당하던 SK C&C를 SK가 흡수합병하며 현재 모습을 유지 중이며 SK주식회사 내 C&C 사업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다.

SK주식회사의 2016년 총 매출액은 3조1137억원으로 이 중 국내 계열사를 통한 매출은 1조3183억원으로 확인됐다.

세부 내용을 보면 SK주식회사의 국내 계열사 중 SK텔레콤이 총 매출액의 14.2%인 4431억원을 기록했으며 내부거래 비중으로 보면 33.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SK하이닉스 2342억원, SK브로드밴드 139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SK주식회사 내에서 IT서비스를 담당하는 SK C&C 사업부문은 SK그룹 내의 다양한 차세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SK그룹 계열사와 소규모 거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K C&C 측은 "보안상 필수불가결한 시스템 요소가 아니면 그룹 계열사와 거래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라며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산업 전반에 걸쳐 데이터에 기반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자체 사업비중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 CNS는 2016년 총 매출액 2조2398억원으로 이 중 국내 계열사를 통한 내부거래액이 1조1391억원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LG CNS의 국내 계열사 중 LG전자가 총 매출의 18.9%인 4255억원을 기록했으며 내부거래 비중으로는 37.3%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LG유플러스 2093억원, LG디스플레이 1793억원, LG화학 1162억원 순으로 확인됐다.

LG CNS 측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관련 해외 사업 추진으로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의 거래가 늘어났다"라며 "ESS배터리나 태양광 패널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꼽은만큼 계열사 내 거래의 일정부문 증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포스코ICT, 롯데정보통신, KT DS 등 대기업 IT서비스 담당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같은 대기업 계열사들의 내부거래는 인위적으로 축소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및 내부거래 축소를 위해 '총수일가 지분율 10%포인트 하향" 조치 등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 상장 계열사들이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총수일가의 지분율을 20% 아래로 떨어뜨리거나 내부거래 규모를 200억원 미만 또는 매출액의 12%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다만, 이같은 인위적인 내부거래 축소 방안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나 신사업 추진 등을 제한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홍수진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총괄과 사무관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속적인 대기업 내부거래 실태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위법적인 요소를 발견한다면 본격적인 조사를 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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