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최근 IT 업계에서 기술과 예술을 결합해 디지털기기에 예술적 가치를 불어넣은 ‘테카르트(Techart)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다. ‘테카르트 마케팅’은 기술(Tech)과 예술(Art)의 합성어로, 우리 주변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사물에 예술적인 감각을 더해 이미지를 강화하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기업에서는 ‘테카르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주로 유명 아티스트의 디자인을 제품에 적용해 신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테카르트 마케팅’은 보편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 애플의 ‘아이폰’에 페이퍼 아트를 재치 있게 녹인 작품, 다양한 예술가와 협업해 제공하는 삼성전자의 폰 꾸미기 서비스 ‘삼성 테마’ 등 딱딱하고 차갑기만 했던 디지털기기에 따뜻한 예술적 감성을 불어넣은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이 된다. 사용자의 취향과 개성에 따라 달라지는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는 출시 이후 다양한 형태로 커스터마이징(주문 제작) 되고 있는 테카르트 마케팅의 대표적인 예다. ‘누구’는 화이트 색상의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으로 SK텔레콤은 ‘누구’를 통해 사용자들이 자신의 개성을 반영해 D.I.Y(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 상품)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누구’를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꾸밀 수 있는 크리스마스 모티브 장식 스티커가 포함된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올해 5월에는 포켓몬 스티커와 모바일 게임 ‘포켓몬GO’ 아이템을 제공하는 ‘누구 포켓몬 에디션’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아티스트가 직접 ‘누구’를 활용, 작가의 영감을 담아 ‘누구’를 또 하나의 새로운 작품으로 제작한 사례도 생겨났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일러스트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일러스트 작가 김이랑이 ‘누구’를 도화지 삼아 플라워 아트를 그리기도 했다.

김 작가는 ‘누구’에 보라색, 트로피칼, 핑크색 계열의 꽃으로 완성한 일러스트를 각각 선보였다. 김 작가는 “지인으로부터 선물용으로 구매한 ‘누구’를 좀 더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는 부탁을 받아 이번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어떤 그림을 그릴까 고민하다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플랜테리어(식물로 인테리어 효과를 주는 것)’에 어울리는 여름 꽃을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디바이스가 일상 생활 속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와 정서적 교류가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파트너 역할을 한다”며 “자신만의 개성이나 취향을 반영해 ‘누구’를 D.I.Y하는 사용자들이 지속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누구 포켓몬 에디션 (사진=SK텔레콤)

‘아이폰’으로 가능한 일상 생활의 모든 것, 일상의 다양한 사물로 변신하는 애플 ‘아이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슈만 고쉬(Anshuman Ghosh)는 애플의 ‘아이폰’을 일상 속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사물로 변신시키는 일러스트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그의 ‘아이폰’은 페이퍼 아트를 통해 냉장고, 커피 주전자, 토마토 케첩, 종이 파쇄기 등 집, 회사, 카페 등 우리 주변의 보통 사물로 변화한다. 작업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이를 알맞게 오려낸다. 오려낸 그림 조각을 의도한 콘셉트에 맞게 ‘아이폰’과 배열시키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고쉬의 작품이 게재된 개인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가 현재 1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가 직접 디자인한 ‘아이메시지(iMessage)’ 스티커는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판매 되고 있다.

이미지=안슈만 고쉬 인스타그램 캡쳐

스마트폰 안에 담을 수 있는 나만의 갤러리, 화제의 일러스트를 담은 ‘삼성 테마’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티스트들과 손을 잡고 스마트폰 배경화면 아이콘 등을 꾸밀 수 있는 서비스인 ‘삼성 테마’를 출시했다.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삼성 테마’에서 제공하는 유수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자신만의 갤러리처럼 꾸밀 수 있다.

‘삼성 테마’에서는 화제의 일러스트를 만나볼 수 있다. 지난 해 영국일러스트레이터협회(AOI)가 주관하는 ‘월드 일러스트레이션 어워즈(World Illus-tration Awards)’에서 창작 그림책 ‘산책’으로 최고영예상을 수상한 이정호 작가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삼성 테마’에는 여러 작가의 일러스트 디자인이 있으며, ‘테마 스토어’에서는 ‘이 주의 신규 테마’ 등이 매주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매주 새로운 아트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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