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찬길 기자] 당초 공급계약으로 알려진 LG화학의 독일 폴크스바겐 서유럽 향(向) MEB 플랫폼 배터리 모듈 계약은 개발계약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LG화학은 7월에 이어진 글로벌(동유럽, 북미) 향 MEB 플랫폼 입찰에도 성공, 개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수주한 독일 폴크스바겐 서유럽향 MEB 플랫폼 배터리 계약이 개발계약인 것으로 확인됐다.(사진=LG화학)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LG화학이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폴크스바겐 유럽 향 MEB 플랫폼 배터리 모듈 공급계약은 서유럽만 한정해 체결된 개발계약인 것으로 확인됐다. 폴크스바겐 MEB 플랫폼은 폴크스바겐에서 제조할 총 640만대의 전기자동차 구동부 플랫폼을 말한다. 폴크스바겐은 MEB 플랫폼에 적용될 배터리 공급사를 출시 지역별로 분할해 입찰을 붙이고 있다.

LG화학이 폴크스바겐과 체결한 ‘개발계약’은 완성차 업체가 필요로 하는 부품을 부품업체가 중장기에 걸쳐 개발토록 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일반 자동차부품들은 이 계약을 통해 새로운 부품을 개발한다. 완성된 자동차부품은 계약한 완성차 업체에만 납품된다. 일반 부품업계에서 개발계약이 공급계약으로 이어질 확률은 70% 정도다.

완성차 업체가 부품 개발 실패를 대비해 다른 업체 한 곳을 미리 섭외하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 개발이 3~4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개발 단계에서 개발계약을 맺은 뒤 양산을 앞두고 공급계약을 체결한다.

반면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완성차 업체가 요구한 배터리 공간 및 성능 등이 개발계약 조건으로 들어간다. 경우에 따라 원통형⋅각형 등 배터리 종류나 납품 가격도 포함된다.

다른 차량에도 들어갈 배터리 셀⋅모듈을 개발해 판매하는 배터리업계의 특성상 개발계약을 맺은 업체에만 배터리가 납품되진 않는다. 그러나 공급계약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점, 양산단계에서 공급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은 일반 자동차부품과 같다.

폴크스바겐의 배터리 모듈 입찰은 A⋅B⋅C⋅양산의 네 단계로 나뉜다. A는 배터리 화합물 성능 충족 여부 확인 단계다. 에너지밀도 등 배터리 화합물의 성능이 폴크스바겐 요구성능에 만족하는지 확인한다. B는 샘플 배터리 성능 확인 과정이다. A단계에서 요구한 규격에 따라 만들어진 샘플 배터리의 실제 성능을 확인한다. C는 시제품 적용이다. 다수의 샘플 배터리를 만들어 시제품에 직접 적용한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최종 공급계약을 맺고 양산을 시작한다.

LG화학이 맺은 개발계약의 단계는 B 또는 C 단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삼성SDI, 중국 CATL, 리셴 등 몇몇 업체들이 A 단계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A⋅B 단계를 통해 각 업체 기술을 확인하고 납품 가격을 기준으로 LG화학과 개발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입찰은 지역별로 물량을 나눠 별도로 진행된다. 공급지역은 서유럽⋅글로벌⋅중국으로 나뉜다. 이 중 중국은 640만대 물량 중 3분의 2를 차지한다. 납품 물량이 워낙 많아 두 업체가 선정될 전망이다. 중국 지역 MEB 플랫폼 배터리 모듈 입찰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LG화학은 이 중 서유럽과 글로벌 향 배터리 모듈 개발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당시 알려진 서유럽 향 개발계약 체결 이후 7월 진행된 글로벌 향 개발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MEB 플랫폼 생산물량 640만대 중 3분의 1인 213만대에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커진 것을 의미한다.

독일 폴크스바겐 MEB 플랫폼 개념도(사진=폴크스바겐)

한 업계 전문가는 “폴크스바겐은 3~4년 전부터 GM과 르노에 탑재된 LG화학 제품의 성능에 관심을 가지며 LG화학과 개발계약을 맺었다”라며 “LG화학은 이외에도 독일 아우디, 다임러 등 유럽 자동차시장 납품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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