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본격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오픈 첫 날 30만500건의 계좌가 개설됐고, 예적금 740억원, 대출액 5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는 65만2000건이었습니다.

이어 7월 30일 오후 3시 기준, 신규 고객 수는 82만600명, 예적금 2750억원, 대출 2260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출범 약 두 달 만에 30만명의 가입자를 모집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입니다. 카카오뱅크에는 케이뱅크가 갖지못한 무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카카오톡입니다. 국내 월간 이용자수 4200만명에 달하는 국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을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소총과 기관총간 대결처럼 든든한 배경을 앉고 탄생한게 카카오뱅크입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앞으로 카카오톡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카카오톡 계정으로 카카오뱅크에 가입하고, 카카오톡 친구에게 송금하는 기능 외에는 아직까지 두 플랫폼간 연계된 서비스는 없습니다. 카카오뱅크는 하나의 시중은행으로서 카카오톡에 의존하지 않고 은행 업무 자체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겠다는 의지가 깔려있습니다.

카카오뱅크 측은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 층이 어느 정도 형성되면, 그 고객들이 카카오톡의 다양한 부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내 자유로운 기업문화도 큰 장점입니다. 기자는 취재 차 카카오뱅크를 수 차례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청바지에 반팔티를 입은 직원들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복장이 중요한가요? 맡은 일만 잘하면 상관 없습니다” 제가 만난 취재원에게 “복장이 너무 편해보인다”고 말하자 들은 답변입니다. 직원 간에 직급 없이 영어로된 닉네임을 부르는 모습은 자유로운 소통 문화를 대변합니다. 은행이 가진 보수적인 이미지와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지닌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공동대표 체제라는 점입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전문가인 이용우 대표와 ICT까지 겸비한 윤호영 대표가 공동대표입니다. 이용우 대표는 동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입니다. 윤호영 대표는 ERGO다음다이렉트에서 온라인 보험사업을 이끌었고, 다음커뮤니케이션, 카카오모바일 뱅크 TF 부사장 등을 거쳐 금융과 ICT업계를 두루 경험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알려진 것처럼 ICT와 금융이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은행입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두 가지 분야 중 어느 하나만 잘해선 승산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대표는 “은행 경영 자체가 독자적인 결정이 힘든 구조”라며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기에 그것들을 함께 녹여서 할 수 있다”고 공동대표의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사고방식이나 서로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이 금융과 ICT의 융합을 위한 치열한 고민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제 막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아직 시중은행의 경쟁자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는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메기임에 분명하고, 머지않아 시중은행들과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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