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찬길 기자] “500km를 가는 전기차의 실제 주행거리는 300km에 지나지 않습니다. 절반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했을 때부터 운전자가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2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7 국내외 EV고성능 배터리 기술 개발 및 미래 전망 세미나’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박재범 포스코 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박재범 연구원은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가격과 주행거리를 꼽았다. 그는 우선 차량 가격에 대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량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가지려면 3만달러 수준이 돼야 한다”며 “배터리를 제외한 차체가격 2만달러는 개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GM사 볼트(Bolt) 배터리(60kWh)를 기준으로 배터리팩 가격을 1만달러로 계산할 경우, 1kWh당 배터리팩 기준 가격은 150달러다. 현재 볼트 배터리팩 가격은 이보다 훨씬 비싼 1kWh당 23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주행거리 문제도 언급됐다. 박 연구원은 특히 전기차 주행거리가 운전자 심리 때문에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에너지양이 절반이 되면 불안함을 느낀다”며 “500km를 주행하는 전기차가 만들어져도 실제로 성능을 발휘하는 주행거리는 300km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의 에너지밀도 상승을 꼽았다. 박재범 연구원은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는 이미 에너지밀도 개선 여지가 많지 않다”며 “NCM의 비중 조절로 NCM 811배터리를 만들 경우 NCM 111 대비 배터리팩 가격 24% 인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NCM811과 NCM111은 각각 양극재 소재 비율을 의미한다. NCM811은 니켈 80%⋅코발트10%⋅망간10% 비율로 구성된 양극재를 뜻한다. NCM111은 소재 비중이 각각 33%를 차지한다. 최근 가격이 폭등하는 코발트에 비중이 줄고 니켈의 비중이 늘어 소재 가격도 저렴하고 에너지밀도도 높아 배터리의 1kWh당 가격이 낮아진다.

박재범 포스코 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망을 주제로 강연 중이다.

박 연구원은 배터리 에너지밀도 상승이 전기차 선순환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델S 무게 중 배터리팩 비중이 30%”라며 “에너지밀도 상승을 통해 배터리 탑재량이 줄면 자동차 무게가 감소해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선순환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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