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4차 산업혁명의 확산으로 그 어느때보다 논리적·창의적 사고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소프트웨어(SW)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SW교육 확대를 내세웠으며,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11일 공식 취임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필수언어인 SW를 가장 잘하는 나라를 실현하겠다"라며 "SW필수교육을 강화해 SW 생산국으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초·중·고등학교의 SW교육을 위한 IT인프라와 전담 교사 확충 등을 준비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현실적으로 담당 교사 부족과 함께 전문성 결여가 초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SW교육은 내년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정보' 과목으로, 초등학교 5·6학년은 2019년부터 실과 내 'ICT활용' 시간으로 지정돼 의무 교육이 실시된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SW교육 과정 (자료=교육부)

SW교육은 지난 2014년 7월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SW중심사회 실현 전략 보고회'를 통해 처음 논의됐다. 이후 2015년 7월 'SW중심사회를 위한 인재양성 추진 계획'을 마련하고, 같은해 9월 '2015 개정 교육과정 고시'에 'SW교육 의무화'가 명시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중고등학교는 내년부터 SW교육 실시

당장 내년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정보' 과목을 통해 SW교육이 진행된다. 특히 중학교는 3년간 총 34시간의 SW교육이 실시되며, 고등학교는 기존 '심화선택' 과목이었던 기술·가정 교과군을 '일반선택'으로 전환해 기술·가정 교과 이수와 상관없이 SW교육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단, SW교육 과목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반영되지 않을 예정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개정된 교육과정이 적용될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SW교육을 우선 실시한다. 기존 실과 내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12시간 대신 SW 기초 소양교육으로 전환해 총 17시간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 운영하게 된다.

초등학교는 담임 선생님이 반을 전담해서 운영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SW교육도 모든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현재 미래부는 전국 초등학교 5·6학년 담임 선생님 전체를 대상으로 SW교육 연수를 진행 중이다. 다만 초등학교의 경우 전문성은 부족할 수 있지만, SW교육을 위한 선생님이 부족한 상태는 아니다.

중학교의 경우 컴퓨터교육학과를 나오거나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선생님들이 SW교육 과목을 맡기 때문에 전문성은 충분하나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SW교육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한 학교당 적어도 한명의 SW교육 전담 교사가 필요하지만 이를 충족하는 학교가 많지 않다. 미래부에 따르면 한 명의 SW교육 전담 교사가 2~3개 중학교를 맡아서 SW교육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SW교육을 실시해야하는 전국의 중학교는 총 3209개. 그 중에 약 500개 학교가 한 학년에 한 학급 밖에 안되는 미니 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그러한 학교까지 SW교육 전담교사를 뽑는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의견이다.

교육부는 오는 9월에서 10월쯤 SW교육 전담 교사 수요를 종합적으로 조사해 내년 SW교육 의무화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부는 2019년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SW교육이 진행되더라도 SW교육 교사 부족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 약 6001개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가 직접 SW교육에 나서야 하는데, 이제서야 교육대학교에서 SW교육 예비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당장 내후년부터 시행하기에는 SW교육을 이수한 교사가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손종걸 미래창조과학부 사무관은 "7월 20~23일 1000여명의 선생님을 대상으로 15시간에 달하는 SW교육 연수를 실시한다"라며 "지난해부터 꾸준히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SW교육 연수를 지원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SW교육이 시행될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충분한 SW교육을 위한 교사들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미래부는 SW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15시간의 SW기초소양 교육 연수만으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SW교육이 원활히 이뤄지기 힘들다는 평가에 따라 60시간으로 SW기초소양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SW교육, 무엇을 배우나

SW교육 의무화 시행을 두고 어떤 과목을 어떻게 학생들이 배우게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먼저 초등학교의 경우 기존의 ICT활용 교육이 '정보기기 사용', '멀티미디어 자료 만들기' 등 단편적인 프로그램 사용 활용법에 머물었다면 SW기초 소양교육을 통해서는 '소프트웨어의 이해', '프로그래밍 요소와 구조', '개인정보와 지식재산보호', '로봇의 기능과 구조' 등 SW에 대한 이해와 창의적·논리적 문제 해결 능력 배양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EPL 중 하나인 쉽게 배우는 프로그래밍 언어 '엔트리' (자료=엔트리)

특히 EPL(교육용프로그래밍언어) 중 하나인 '스크래치', '엔트리' 등을 통해 블럭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교육도 시행된다. 미래부에 따르면 EPL의 경우 사교육 등을 할 필요가 전혀 없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초등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진 교육용 언어다.

중학교의 경우 이보다 한단계 수준을 높인 형태로 '정보문화', '자료와 정보', '문제해결과 프로그래밍', '컴퓨팅 시스템' 등을 교육하게 된다. 특히 SW의 기본인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에 대해 심화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고등학교는 이전에 SW교육을 위해 활용했던 ELP에서 본격적인 텍스트 프로그래밍 언어인 C와 파이썬 등을 학습하고 직접 프로그래밍을 작성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까지 진행된다.

손종걸 사무관은 "초중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SW교육 중 코딩교육은 프로그래밍 언어 학습이 목적은 아니다"라며 "학생들이 창의력·논리력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일뿐"이라고 설명했다.

SW교육 의무화 지원 방안은

현재 네이버 커넥트재단은 프로그래밍 연습을 할 수 있는 '엔트리(https://playentry.org/)'라는 EPL SW 교육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연령대 상관없이 이용 가능하지만 특히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사이트에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초중등학생 부모들이라면 자녀들을 위해 접속해보는 것도 좋다.

미래부에 따르면 SW교육 활성화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SW창의캠프'를 지난 2014년부터 작년까지 운영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찾아가는 SW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저소득층이나 지역소외 학생들을 대상으로 SW교육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과도 SW교육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네이버, 삼성전자, 한국MS, SK텔레콤은 현재 미래부와 함께 SW교육 활성화에 동참하고 있으며, LG CNS의 경우 서울교육청과 함께 SW교육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안랩, CJ올리브네트웍스 등도 SW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미래부는 SW교육 의무화 과정에 앞서 SW교육 선도학교 총 1200여곳을 지정해 SW교육을 진행 중이다. 특히 선도학교가 아닌 학교에도 SW교육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SW교육 선도학교 우수 사례' 공유를 하고 있으며, SW교육 교사를 위한 전국 142개의 'SW교사연구회'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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