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업체들이 지문인식 모듈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전후면 카메라 모듈을 제작하는 카메라 모듈 업체들이 여러 기술이 가미된 지문인식 모듈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중저가폰에 탑재되는 지문인식 모듈 수요가 늘어나고 생산 라인이 카메라 모듈 생산 방식과 유사해 별도의 투자 없이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캠시스다. 캠시스는 최근 3D방식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를 개발해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이 센서는 초음파로 지문의 깊이, 손의 혈류량 등을 파악해 보안기능을 극대화한 지문인식 센서다. 캠시스는 2014년 인수한 베프스를 내세워 이 센서를 개발했다. 캠시스는 이 센서를 통해 퀄컴에 도전장을 던졌다.

캠시스 관계자는 “초음파를 통해 혈류를 측정하는 방식의 센서를 제작할 수 있는 회사는 퀄컴을 포함해 전 세계에 몇 안된다”며 “샤오미 스마트폰에 퀄컴의 센서가 들어가는데 보안 측면에서 혈류량 측정 등 한 단계 더 발전된 기술이 적용되는 베프스의 센서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지문인식 센서는 우선 스마트폰에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삼성페이, LG페이, 안드로이드페이, 애플페이, 알리페이 등 여러 간편결제 기능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적용되면서 보안 관련한 부품 수요가 늘어난 점이 지문인식 모듈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문인식 센서는 스마트폰 제조사와 카드사 등에서 수요가 많다”며 “홍채인식이나 안면인식보다는 적용이 쉽고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지문인식 모듈이 다양한 폰에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엠씨넥스도 2015년부터 지문인식 모듈 제작에 뛰어들었다. 전체 매출에서 지문인식 모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지문인식 모듈 제작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엠씨넥스 관계자는 “현재 생산하고 있는 지문인식 모듈에 독창적이라고 할 만한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에 지문인식 모듈 탑재가 보편화되는 추세라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모듈을 생산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HNT도 지문인식 모듈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생산되는 글라스틱 버전 지문인식 모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모듈은 글라스를 필름으로 대체해 생산 비용을 줄이면서 성능은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HNT 관계자는 “우선 중국쪽 스마트폰 업체들을 대상으로 지문인식 모듈 공급을 준비 중이다”라며 “여기서 일정 수준의 성과를 얻으면 다른 스마트폰 업체에도 프로모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시스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 (사진=캠시스)

카메라 모듈과 90%이상 비슷한 공정...영업이익률도 높아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업체들이 지문인식 센서·모듈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제조 공정이 카메라모듈 제작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문인식 모듈의 구조는 센서, IC칩, 글라스를 PCB(기판)위에 올리는 것인데 글라스 부분이 렌즈인 점만 제외하고는 카메라 모듈과 동일하다. 이런 이유에서 카메라 모듈 업체 입장에서는 지문인식 모듈 생산에 추가 비용이 적게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문인식 모듈 제작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제작과 공정이 90%이상 똑같고 후공정에서 렌즈나 글라스를 적용하는 것에서만 달라진다”며 “이런 이유에서 추가 생산라인 설치나, 교체에서 비용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지문인식 모듈의 영업이익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음파 활용 지문인식 센서와 같은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많게는 30%가량 영업이익률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카메라 모듈의 영업이익률인 5~10%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제품 스펙별로 서로 다른 카메라 모듈을 적용해야 하는 것과 달리 지문인식 모듈은 특정 제품군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수율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갤럭시A 시리즈에서는 스펙별로 다른 성능의 카메라가 탑재되는데 지문인식 모듈은 한 가지로만 적용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수율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문인식 모듈도 어떤 기능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고 또 대량생산이 본격화되면 평균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현재까지는 카메라 모듈에 비해 지문인식 모듈의 영업이익률이 높게 나온다”고 밝혔다.

지문인식 센서 적용 모습 (사진=캠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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