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 역사가 1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공통층⋅발광층으로 구성된 내부 구조도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효율⋅수명을 높일 수 있게 기존에 없던 새로운 층을 만들고, 이를 경쟁업체 추격을 지연시키는 방어막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중소형 OLED 구조에서 경쟁사들과는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바로 A-ETL과 프라임 층이다.

OLED 유기재료.(사진=머크)

A-ETL, 정공 범람 막는 ‘방파제’ 역할

A-ETL은 양극(+)에서 출발한 정공이 정공수송층(HTL)을 지나 발광층(EML)에서 오롯이 소비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OLED는 적⋅녹⋅청 색상을 내는 EML을 사이에 두고 정공을 공급해 주는 쪽과, 전자를 공급해주는 쪽이 샌드위치 처럼 감싸는 구조다(아래 그림 참조). 정공이 지나치게 빨리 EML을 통과해 반대쪽 전자수송층(ETL)을 침범해버리면 OLED의 색상 및 효율이 낮아진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OLED는 이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EML과 ETL 사이에 A-ETL 층을 따로 증착한다. 정공(Hole)이 ETL쪽으로 침범해오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A-ETL을 ‘정공방어층(HBL, Hole Blocking Layer)’이라고 부른다.

마치 고어텍스로 만든 등산복이 외부의 바람은 막고 내부의 땀은 증발시키듯, A-ETL은 정공은 막고 전자만 선택적으로 이동시킨다.

A-ETL은 특히 청색 형광체의 수명과 효율을 제고하는데 중요하다. 적색과 녹색 EML은 최고 100% 효율을 내는 인광(phosphorescence) 재료지만, 청색은 아직 형광(florescence) 재료 밖에 개발되지 못했다. 형광 재료의 이론상 최고 효율은 25%이므로, 에너지 손실 없이 최대한 빛을 내는 게 중요하다.

전통적인 OLED 구조. 삼성디스플레이는 HTL과 EML 사이에 프라임 재료를, EML과 ETL 사이에는 A-ETL 재료를 증착한다. (자료=excilight.com)

한 OLED 소재업체 관계자는 “A-ETL을 쓰는 것만으로 OLED 청색 효율이 10% 정도 향상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A-ETL 재료는 100% 두산전자가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M6부터 M7(프로젝트명 데이지), M8(프로젝트명 셀비아)까지 A-ETL 층을 따로 증착했다.

두산전자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내 HTL 점유율 50% 넘기고, A-ETL 재료까지 공급하면서 덕산네오룩스와 함께 주요 국산 재료 업체로 등극했다.

적⋅녹⋅청 프라임 재료, A-ETL과 정반대

A-ETL이 정공이 침범하는 것을 막는 재료라면, 적⋅녹⋅청 프라임 재료는 ETL의 반대편에서 전자의 침범을 막는 역할이다. 전자(Electron)가 넘어오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전자방어층(EBL, Electron Blocking Layer)’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치는 EML과 HTL의 사이다.

A-ETL과 달리 프라임 재료는 각 색상별로 공급사가 다르다. 적색 프라임은 덕산네오룩스, 녹색 프라임은 독일 머크, 청색 프라임은 일본 이데미츠코산이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의 메인 재료 공급업체 중 하나인 머크가 삼성디스플레이 쪽에 공급하는 재료는 녹색 프라임 정도가 유일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롤러블 디스플레이'.(사진=삼성디스플레이)

프라임 재료는 전자의 범람을 막아 OLED의 수명⋅효율을 높여주면서 각 색상의 색순도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A-ETL과 프라임 재료 구조와 관련한 특허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후발주자들이 이를 회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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