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최근 국내외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 화폐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흔히 가상화폐라고 부르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등을 중심으로 약 800여종의 가상화폐가 난립하며 과연 화폐로써 자리를 잡을 것인지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할 것인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중 상위 5종의 가상화폐 시가 총액은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기준 1011억2200만달러(한화 약 114조6700억원)에 달한다. 올해 1월 가상화폐의 시가총액이 187억900만달러(한화 약 21조2100억원)였다는 점을 생각했을때 올해에만 월평균 약 37%씩 증가한 것으로 이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내년 상반기에 1조달러(한화 약 1134조원) 돌파도 유력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 전체 규모, 이달 기준 약 114조를 넘어섰다. (자료=코인마켓캡)

이와 반대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1~2년 사이에 가상화폐가 특별한 이유 없이 급등한 점을 근거로 과거 발생했던 '튤립버블'과 유사한 형태로 보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암호화 화폐들은 거래자를 알 수 없는 익명성이 특징으로 범죄의 수단에 이용되고 있으며, 실제 현실에서 극히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되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 등은 화폐로써의 가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다만 추후 블록체인의 기술발전과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다는게 중론이다.

이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 가상화폐·암호화 화폐 4종을 살펴본다. 여기에 소개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등은 글로벌 전체 가상화폐 시장 점유율 약 80.3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NEM, 이더리움 클래식, 모네로 등이 뒤를 잇고 있다.

1. 비트코인

비트코인의 가상화폐 시장 점유율 추세 (자료=코인마켓캡)

지난 2009년 1월 3일 사토시 나카모토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암호화 화폐, 가상화폐이다. 블록체인이라는 분산 거래 장부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정부나 중앙은행 등의 개입없는 개인간(P2P) 거래에 최적화돼 안정성과 신뢰성이 매우 높다. 비트코인은 중앙관리 주체가 없더라도 거래에 참여하는 개인간 네트워크를 통해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이 사용돼 거래 참여자의 장부를 거래시 마다 체크하도록 디자인된 만큼 중간에 거래 정보 위·변조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거래자들이 보유한 장부의 51%에 따라 거래 내역의 신뢰도를 판단하게 된 만큼 중간 거래자 51%가 동시에 위변조를 하게 된다면 이론상 조작이 가능하지만, 내부 거래자가 늘어날수록 거래 장부의 복잡성이 증가해 인위적으로 위와 같은 상황을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은 발행주체가 없어도 컴퓨터를 사용해 암호 데이터 더미 속에서 암호를 풀게되면 비트코인이 생성되도록 구성돼 있다. 때문에 비트코인을 생성하기 위한 암호화 해독 과정을 과거 금광을 캐는 것과 유사하다고 해서 '채굴'이나 '마이닝(Mining)'을 한다고 흔히 부른다. 최근에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급속도로 확대됨에 따라 개인이 채굴용 PC를 조립해 직접 채굴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문제는 향후 100년간 발행될 비트코인의 양이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현재 1500만개 정도가 이미 채굴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채굴할 수 있는 양은 600만개에 불과하다. 또한 채굴 한계에 다다를수록 암호 해독 난이도가 급상승해 현재 개인PC를 이용한 비트코인 채굴로는 부품비나 전기료 등을 감당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트코인은 최초의 가상화폐라는 타이틀이 갖고 있는만큼 가상화폐의 기축통화의 지위에 위치하고 있다. 가상화폐 후발주자들은 다양한 알트코인이 나온탓에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으나, 약 41.27%의 시장 점유율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쉽고 편리하게 사고 팔 수 있다. 다만, 랜섬웨어 등 사이버범죄에 비트코인이 주로 이용됨에 따라 대표적인 범죄화폐로 꼽히고 있고,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시스템이 내부 스택 용량의 한계를 1메가바이트로 설정한 탓에 비트코인이 거래될수록 용량 처리의 문제로 실제 거래가 이뤄지기까지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수십분까지 걸린다.

실제 화폐의 역활을 비트코인이 대체 가능할지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최소한 여타 알트코인들의 기축통화로써는 자리를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비트코인 당 가격은 2534.54달러(한화 약 287만원)를 기록 중이다.

2. 이더리움

이더리움의 가상화폐 시장 점유율 추세 (자료=코인마켓캡)

지난 2015년 러시아계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개발한 이더리움은 불과 2년만에 비트코인의 뒤를 잇는 2번째 규모의 가상화폐로 급성장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의 문제로 지목된 확장성을 개선해 추가한 것으로 일반 거래 장부뿐만 아니라 계약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메일 등을 바로 적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C++, 자바, 파이썬, GO 등의 다양한 언어로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실상 이더리움은 가상화폐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물류나 유통 등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개발됐다. 현재 삼성SDS, JP모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ING 등이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를 구성해 적극적인 활용에 나서기로 하면서 이더리움의 시세는 올해 초 1만원대 초반에서 현재 약 40만원대 안팎을 횡보 중이다.

전세계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더리움은 약 25.91%를 차지하며 비트코인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는 등 현재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향후 3년 이내에 비트코인을 넘어설 가능성이 가장 큰 가상화폐로 이더리움을 꼽고 있을 정도로 유망한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6월 이더리움 시스템 취약점을 이용해 약 360만개의 이더리움(당시 시세 약 640억 상당)이 도난당하는 해킹사고가 발생하는 등 아직 보안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목됐다. 당시 이더리움 재단에서 도난당한 이더리움을 강제로 리셋 시키는 '하드 포크'를 진행해 당시 거래된 블록체인 내역을 리셋함으로써 해킹된 이더리움을 '수거'할 수는 있었으나, 관리자 측에서 강제적으로 거래 내역을 삭제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논란으로 대두됐다. 이같은 이더리움 재단의 운영에 반대해 '이더리움 클래식'이라는 새로운 가상화폐도 등장했다.

현재 1이더리움 당 가격은 284.75달러(한화 약 32만원)로 가상화폐로써의 역할뿐만 아니라 물류, 유통 등에서 적극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투기 열풍으로 인해 작은 이슈로도 가격 변동이 크게 요동친다는 점은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3. 리플

리플의 가상화폐 시장 점유율 추세 (자료=코인마켓캡)

지난 2012년 처음 등장한 리플은 발행될 수 있는 코인 양이 1000억개로 한정돼 있으며, 무엇보다 구글 벤쳐스에서 직접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리플은 실제로는 가상화폐라기 보다는 '송금 시스템'에 가까운 형태로 디자인됐다. 이같은 이유로 미국, 독일 등의 주요 은행에서 결제 시스템으로 리플을 도입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달러, 유로, 엔화 등 각 국가별 실물 화폐로 환전이나 송금도 가능하다.

미츠비시도쿄은행, 스웨덴 SEB, 스페인 BBA 등 글로벌 은행 10곳이 리플 네트워크에 추가되는 등 현재 75개 대형 금융사가 협력을 진행 중인만큼 국내에서도 핀테크를 중심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플은 다양한 가상화폐 중 대표적인 동전주(1코인 당 가격이 매우 낮은 코인)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비해 초보 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반면, 높은 성장 가능성에 비해 초기 설정 물량이 워낙 많고 1코인 당 가격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리플 당 가격은 0.288188달러(한화 약 326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4. 라이트코인

라이트코인의 가상화폐 시장 점유율 추세 (자료=코인마켓캡)

지난 2011년 10월 구글 직원이었던 찰스 리에 의해서 공개된 가상화폐로 사실상 비트코인과 동일한 알고리즘으로 구성됐다. 특히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의 스택 용량의 한계를 개선한 형태로 비트코인 보다 최대 4배(2.5분) 빠른 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의 2100만개보다 4배 많은 8400만개의 최대한도를 갖고 있고, 현재 8400만개 중 5100만개 정도가 채굴된 상태로 Scrypt라는 암호 알고리즘을 사용해 비트코인에 비해 채굴 난이도가 낮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다만, 일부분을 제외하고 비트코인과 완전히 동일한 가상화폐인만큼 단기적으로 봤을때 큰 이점이 없다는 평이지만 비트코인에 비해 최대 거래 한도 코인 수가 많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장점으로 다가올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1라이트코인 당 가격은 40.79달러(한화 약 4만6000원)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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