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가상화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의 단점으로 지목된 점을 개선하면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이더리움, 그리고 이를 뒤따라 나온 리플, 대쉬, 라이트코인 등 현재 전세계 가상화폐 시장에는 약 800여종의 가상화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가상화폐가 만들어지며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빠른 확산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물 화폐로써의 역할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현재 가상화폐의 내외적 성장은 투기성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과 시시각각으로 급등락을 하는 등 요동치는 불안정한 변동성으로 화폐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 등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들이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 등장

사용자 파일을 암호화해 돈을 요구하는 랜섬웨어와 함께 빠르게 성장한 비트코인은 실제 거래자를 확인할 수 없는 익명성을 바탕으로 전세계 범죄자들의 '검은돈'이 현물로 돈세탁이 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와중에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개인이 직접 채굴(마이닝)용 PC시스템을 구축해 거래뿐만 아니라 생산에도 뛰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빠른 속도로 코인 당 가치가 상승한 비트코인을 대신해 새로운 가상화폐 이더리움과 리플, 대쉬, 라이트 코인 등 일명 '알트코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를 맞이했다. 전세계 각 국에서는 과열되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에 지속적인 경고 신호를 보내는 와중에 국내 금융감독원도 지난 22일 '가상화폐 투자시 유의사항'이라는 내놓으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비트코인이 랜섬웨어 등 사이버범죄의 주 목적으로 이용 중이며,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들이 실제 사용처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디지털 네트워크 상에서 무형의 가치만으로 투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지닥스(GDAX)의 시스템 오류로 인해 이더리움의 거래 가격이 1이더이룸 당 약 319달러(한화 약 36만원)에서 몇 초 만에 10센트(한화 약 113원)까지 폭락하는 등 '플래시 크래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 의회가 가상화폐의 방안을 국토안보부(DHS)와 세관 등과 함께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의 역할을 하는 중국 및 러시아, 독일 등의 중앙은행들은 최근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공동으로 가상화폐의 통화에 대한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공동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발표하며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부가 연합해 가상화폐 시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에서의 비트코인 변동 차트 (자료=코인원)

지난 2009년 처음 등장한 최초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컴퓨터로 암호화된 데이터를 풀게 되면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비트코인을 얻는 과정은 금광에서 금을 캐는 과정을 빗대어 '캐다, 채굴하다'라는 의미의 '마이닝'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암호화된 데이터 푼다고 해서 비트코인을 무한히 얻을 순 없다. 처음 비트코인을 개발한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최대 한도를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해 뒀기 때문이다. 현재 2100만 비트코인 중 1500만개 정도가 채굴이 된 상태로, 초기에 쉽게 채굴이 가능했던 비트코인도 이제는 채굴 난이도가 상당히 증가해 개인으로써는 직접 채굴해서 수익을 거둘 수 없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비트코인의 최대 채굴 한도 뿐만 아니라 초창기 블록체인 설계로 인해 실시간 거래가 한 점 등을 개선한 이더리움, 리플, 대시 라이트코인 등 알트코인들이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이더리움 거래소에서의 이더리움 변동 차트 (자료=코인원)

비트코인을 위협하는 알트코인 중 대표적인 이더리움은 지난 2015년 러시아계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개발됐다. 최근 국내 기업 삼성SDS가 JP모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ING 등이 만든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에 참여한다고 발표한 이후 이더리움에 대한 관심이 커져 올해 초 1만원대 초반을 유지하던 이더리움의 국내 시세는 현재 약 40만원대 안팎을 횡보 중이다.

최상명 하우리 CERT 실장은 "현재 비트코인의 후발주자 중 이더리움의 총액이 단기간에 비트코인 총액의 3분의 2까지 증가했다"라며 "차기 가상화폐의 주도권 경쟁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분석 업체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세계 비트코인 시가 총액은 약 451억5000만달러(한화 약 51조원), 이더리움은 302억5000만달러(한화 약 34조원)에 이르는 등 대표적인 가상화폐 두 종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투기로 인한 가상화폐 성장, 제2의 '튤립버블' 가능성도

문제는 이러한 가상화폐의 성장이 대부분 투기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주식시장과 달리 24시간 운영되는 가상화폐 거래소마다 초단위로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가상화폐의 가치에 대한 변동성이 너무 큰 관계로 실제 화폐로 사용되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다는 평이다. 특히 최근 이더리움 거래소 지닥스의 시스템 오류로 인해 몇 초만에 319달러에서 10센트까지 이더리움의 가치가 폭락하는 등 가치 변동성에 대한 위험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는 법정화폐가 아닌 탓에 우리나라 정부뿐만 아니라 세계 어떤 정부에서도 화폐로써의 보증을 해주지 않는다. 또한 가상화폐는 공인된 금융투자상품이 아닌 관계로 주식과 달리 거래소에서 가치가 급등락을 하더라도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시매매정지' 제도 등이 없다.

또한 사이버범죄의 일종인 랜섬웨어가 비트코인과 연관성을 의심하는 눈초리가 있는 등 범죄 이슈나 '작전세력' 등 국내외 환경에 따라 부정적인 요인이 발생할 수 있고, 대부분의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덕분에 해킹이 어렵다고는 하나 최근 사용자 계정 해킹을 통한 가상화폐 유출 시도나 거래소 자체 서버를 공격해 마비시키는 등의 사이버공격에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외에서는 가상화폐가 '튤립버블'과 같은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튤립버블은 17세기 네델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투자 과열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당시 관상용으로 재배됐던 튤립이 귀족들의 투기로 인해 한달만에 가격이 50배 이상 폭등했다. 하지만 실제 수요는 많지가 않았고, 당시 법원에서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버블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로 인해 튤립 가격이 최고치 대비 추선분의 1수준으로 폭락하게 됐고, 네델란드 국가 전체 경제가 흔들릴 정도로 큰 영향을 줬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주식애널리스트가 비트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라는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위험 요인에도 가상화폐의 미래는 밝다"라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가상화폐가 실물화폐를 대체하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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