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직장인 박모(34)씨는 잠들기 전 어두운 방 안에서 스마트폰을 1시간 가량 본다. 박씨는 눈이 피로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을 덜 피로하게 하는 블루라이터 필터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다. 사무실에서도 수 시간을 LCD모니터로 보는 박 씨는 항상 눈이 피로하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8)씨는 블루라이트 필터 기능을 알고 있지 못했다. 어두운 밤에 스마트폰을 보다 눈이 피로하면 그저 밝기만 줄였다. 이씨는 블루라이트 필터 기능을 알게 된 후 항상 이 기능을 사용한다. 사용하기 전과 비교했을 때 훨씬 눈이 편하다고 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CD나 LED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청색광)를 줄이기 위한 필터가 최신 스마트폰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 최신 업데이트를 통해 블루라이트 필터가 제공된다. 별도의 앱을 설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기능에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특히 애플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iOS최신 버전인 iOS 11에서 ‘다크모드’기능이 더 부각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디스플레이를 보는 사람 사이에서 블루라이트 필터와 같은 눈 보호 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갤럭시S 시리즈에서는 ‘블루라이트 필터’ 아이폰에서는 ‘나이트 시프트’라는 기능으로 디스플레이의 밝기를 줄이거나 블루라이트를 줄여 사용자들의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갤럭시S6의 블루라이트 필터 기능

블루라이트는 왜 눈에 좋지 않나

블루라이트 필터를 써야 하는 이유는 눈건강을 위해서다. 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으로 이어지는 빛의 영역 중 청색광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큰 영역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색광은 380nm와 500nm사이에 가시광선 영역에 존재하는데 이 영역은 가시광선 중에서도 자외선쪽에 가까운 강한 빛의 영역이다.

이런 이유에서 강한 에너지를 가진 청색광이 우리 눈에 들어오면 눈의 피로감을 유발하고 심하면 손상까지 가져온다. 김형석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블루라이트가 망막 세포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는 1990년대 말부터 있었다”며 “블루라이트가 우리 눈의 망막과 수정체에 손상을 가져 올 수 있는 독성이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만들어지는 LCD나 LED디스플레이는 정확한 색 구현을 위해 블루 영역에 노란색 형광물질을 많이 섞어서 흰색을 더 도드라지게 보이게 해 더 강한 블루라이트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신 TV나 스마트폰에 적용된 디스플레이에서는 더 명확한 색을 만들기 위해 화이트 영역의 밝기를 극대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블루라이트의 강도도 더 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빛의 영역 (사진=올어바웃비전)

블루라이트 차단은 어떻게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할수록 블루라이트가 더 강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웬만하면 디스플레이를 보는 시간을 줄이거나 필터 등을 사용해 흡수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형석 교수는 “블루라이트 노출을 줄이라는 말은 어두운 곳에서 TV를 보지 마라와 같은 상식적인 이야기임에도 눈 건강을 위해서는 필요한 권고 사항”이라며 “특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는 추세로 볼 때 되도록 블루라이트 필터를 적용한 상태에서 화면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스마트폰에서 블루라이트 필터, 나이트 시프트와 같은 청색광 차단 모드가 소프트웨어로 구현이 됐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차단 필름 등을 붙여 물리적인 차단을 하는 것”이라며 “쉽게 말해 우리가 선글라스를 써서 강한 태양광을 차단하는 것처럼 디스플레이에서도 그런 물리적 차단이 있어야 블루라이트를 더 확실하게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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