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가장 큰 이슈를 뽑으라고 하면 단연 대통령 선거입니다. 물론 각종 의혹들이 불거져 나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도 하지만 누가 뭐래도 차기 대통령 선출에 궁금해 합니다. 어떤 인물을 뽑아야 앞으로 5년간 편하게 발을 뻗고 잘 수 있을까, 바로 삶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대선에 관련됐거나 관련되고 싶은 분들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이 지식인층입니다.

각 선거 캠프에서도 학식이 있는 지식인 층 영입에 나서는 것도 한 몫 하겠지만 먼저 캠프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분들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각 후보들과 연을 이을 수 있을까입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볼까요. 지난해 말 야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기 전 상황에서 A후보 선거캠프의 브렌인을 만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A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교수들이 줄을 섰다고 하더군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직업에 상관없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A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될지 몰라 당시 경쟁 상대였던 B후보에게도 줄을 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하니 놀라울만한 일이죠.

철새 정치인들만 있는 줄 알았더니 철새 지식인도 많은가 봅니다.

어떤 후보를 지지하고, 그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주는 것에 대해서 딴지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지조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 뿐입니다.

이 후보, 저 후보 따라다니며 눈 도장을 찍는 것 자체가 솔직히 제사와는 상관없는 잿밥에만 관심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지난 2002년 대선 때 한 후보를 지지하는 IT인들의 모임을 취재할 때가 기억납니다. 그 모임의 대외 창구 역할을 했던 분들을 만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참 학업에 뜻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을 더 노출시킬지가 최대 관심사였고, 지지후보가 정권을 창출했을 때 떡고물을 기대하는 게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의 판단이 틀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IT Today가 3개월동안 각 당 예비후보들과 서면인터뷰를 통해 살펴본 결과, IT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다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IT와 관련된 정책을 구상하기 위해 IT업계 전문가를 찾는 경우도 이전보다 늘어났을 것입니다. 물론 그 중에는 대학교수를 비롯한 각 지식인층들도 포함돼 있을 것입니다.

실제 IT업계의 발전을 위해 정책 기획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저기로 옮겨다니는 철새가 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철새는 본질을 잊고 무엇인가 다른 것을 갈구하기 마련입니다. 철새는 정치인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병희 shake@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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