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치킨 수요는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말부터 6월 둘째주까지 치킨 주문 수는 전 주 대비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했다.
13일 배달의민족, 요기요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은 치킨 수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제주에 AI가 재발생한 시점을 고려하면 5월 22일부터 28일 대비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의 주문 변화는 약 1% 미만, 6월 5일부터 같은달 11까지의 주문량은 전주 대비 1% 하락했다.
이처럼 최근 3주간의 치킨 주문량의 변화가 1% 미만으로 하락했다는 것은 AI로 인해 배달주문수가 변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AI의 여파가 주문량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변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요기요에서도 AI의 영향이 크게 없었다고 밝혔다. 알지피코리아에 따르면 5월 22일부터 28일까지 전주 대비 약 2%의 주문수가 상승했으며,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전주 대비 2.6% 감소, 6월 5일부터 같은달 11일까지 전주 대비 5.7% 증가했다.
특히 6월 둘째주인 10일, 11일의 경우 선착순 이용자에게 할인을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전체적인 주문 수가 상승했다고 추가로 밝혔다. 알지피코리아 관계자는 “이벤트 진행에 따라 치킨 주문량이 소폭 늘거나 줄어 AI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AI가 전북 군산 오골계 농장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다시 확산되고 있다. AI의 발생은 제주의 한 농가에서 시작했다. 이 농가는 5월 27일 군산의 전통 시장에서 오골계 5마리를 구입했지만 이틀 뒤 모두 폐사했다. 이 농가는 기르던 닭이 폐사하자 그제서야 AI 의심신고를 했다.
폐사한 오골계는 군산의 한 농장으로부터 공급됐고, 오골계가 AI에 감염된 것을 확인한 뒤 당국은 제주 농가 근처 농장의 닭, 오리를 살처분했다. 이에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부터 25일까지 주간 거래상인을 통한 살아있는 가금류의 유통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전북, 제주, 경남, 파주 등에서 AI가 발생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AI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배달앱 치킨 주문수는 오히려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인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AI가 확산됐다. 당시에는 닭에 대한 소비 감소가 있었다. 이처럼 AI가 확산될 경우 보통 한 두달은 닭에 대한 소비가 감소하는 것이 정상이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AI가 자꾸 반복되다보니 사람들의 인식이 무뎌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은 시국도 어수선해 정부의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요소로 인해 소비가 급감을 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적 불확신성 해소와 함께 소비자 심리가 개선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여전히 가계 소득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외식 등을 대신해 서민들이 찾을 수 있는 음식인 치킨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