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과거 PC방 초기에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강력한 파급력을 가진 게임이 VR(가상현실)에도 나와야 합니다”

국내 한 VR업계 관계자가 현재 VR게임 시장을 평가하면서 한 말입니다. 즉 현재 VR시장은 게임기나 HMD(Head Mounted Display)와 같은 하드웨어가 주도해서 나가고 있는데 소프트웨어가 주도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VR체험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관계자는 “PC방도 초기에는 사양 높은 PC로 인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갔고 1시간당 이용 요금도 2~3천원 하는 곳이 많았음에도 스타크래프트, 레인보우 식스와 같은 오프라인 PC방에서만 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있어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며 “VR체험방도 5~6천원 이상 돈을 내는데 이런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한 콘텐츠가 많이 존재해야 확산 속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도 PC방 열풍 초창기에 시간당 2천원으로 다소 비싼 이용요금임에도 친구들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PC방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PC방을 찾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5시간이나 수 시간 연속으로 비용을 지불하면 시간당 가격이 낮아지는 ‘정액제’요금도 많이 이용했습니다.

한 여성이 VR기기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플리커)

오프라인 VR체험공간을 방문할만한 확실한 킬러 콘텐츠만 있다면 PC방이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확장된 것처럼 VR체험공간의 확산 속도도 지금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VR게임 콘텐츠 개발에는 여러 가지 제약 요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게임 회사에서 VR게임의 수익성과 확산 속도에 의심을 품어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VR게임에서는 PC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과 같은 수익모델이 확실하게 잡힌 것이 없다”며 “개발시에도 VR게임을 만들려면 입체감을 위해 그래픽 작업에서 사방을 다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손이 더 많이 가고 집중할 부분이 더 많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즉 투자 비용 대비 수익에서 현재로서는 의심이 들어 선뜻 VR게임 개발에 나서기가 꺼려진다는 것입니다.

VR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콘텐츠가 지목됐지만 콘텐츠 말고도 하드웨어의 개선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HTC 바이브, 플레이스테이션 VR,  오큘러스 리프트, 삼성 기어VR과 같은 VR체험을 위해 머리에 써야 하는 HMD가 좀 더 사용하기 편하게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툭 튀어나온 식빵 같은 기기를 오래 착용하다 보면 신체에 무리가 가고 남들 보기에도 다소 민망해 HMD가 좀 더 얇고 가벼워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기자가 VR체험을 하면서 착용했던 VR기기들은 제품마다 불편함과 무게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대부분 오래 쓰면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구글의 스마트 안경이었던 구글글래스와 비슷한 두께로 HMD기기를 만들 수 있다면 VR시장의 성장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용자들에게 재미를 극대화해 주는 킬러 VR콘텐츠의 개발과 착용시 덜 불편하고 가벼운 HMD가 개발되면 VR시장의 더 큰 성장이 기대됩니다. 트렌드포스의 전망치에 따르면 전 세계 VR시장 규모는 작년 67억달러(7조 5375억원)에서 2020년에는 700억달러(78조 7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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