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최근 한한령이 완화되는 분위기에 발맞춰 국내 웹툰 업체들이 중국 진출을 하고 있거나 준비중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웹툰 산업을 인지한 기업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2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국내 포털 카카오를 비롯한 유료 웹툰 플랫폼 레진엔터테인먼트와 탑툰을 서비스한는 탑코는 중국 웹툰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는 중국 포털사이트, 만화사이트 등의 현지 플랫폼을 활용해 중국진출을 하고 있다. 2015년 4월부터 중국 대표 콘텐츠 플랫폼 텐센트 동만, U17(요유치), 열독기지, 콰이콴, 미람만화 앱을 통해 약 100개의 작품을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좌) 텐센트동만, (우) 콰이콴

지난해 7월에는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만화 플랫폼 ‘미구동만’에 10개 작품을 유료 연재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올해 3월에는 중국 최대 드라마 제작사 화책과 5개 작품의 영상화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 20개 작품을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만화전문사이트 ‘텐센트동만’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처럼 카카오는 중국 진출에 공들이고 있는 가운데 성과도 봤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텐센트의 만화 플랫폼 텐센트동만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는 9월 유료화 시작과 동시에 유료차트 1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네이버는 라인 웹툰에 중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제작사와 네이버 웹툰 기기괴괴, 성형수 등에 대한 영화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올해 2월에는 중국에 웹툰 현지 법인 ‘브로콜리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 법인은 지적재산권사업(IP) 등 중국 라인 웹툰 서비스를 전담한다.

유료웹툰 기업에서도 중국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중국의 요이치와 큐큐닷컴 등에 연재작품을 서비스했다. 최근에는 텐센트와 웹툰 플랫폼 콰이콴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텐센트에는 ‘우리사이느은’ 등 국내외에서 인기를 끈 웹툰 6편을 연재하기 시작했으며 콰이콴에는 2편의 웹툰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탑코에서도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레진엔터테인먼트, 카카오와 달리 자체 플랫폼을 선보이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재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앱 제작도 완료한 상태다. 탑코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약 30편의 웹툰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진출은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중국 현지 플랫폼에 웹툰을 서비스하다가 종료한 사례도 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는 최근 중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해 6월 말부터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를 통해 코미코를 선보였지만 올해 2월 서비스를 종료한 것이다.

코미코 관계자는 “중국 본토는 시장 자체가 초기 단계라서 서비스 확산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종료했다”면서 “국내를 포함한 일본, 대만, 태국 시장을 선점한 다음 다른 국가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브로콜리엔터테인먼트는 설립된지 6개월이 다되어 가지만 아직까지 미미한 성과조차 보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웹툰 등을 2차저작물화하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 웹툰 산업 성장 잠재력 큰 국가

이처럼 아직 국내 웹툰 산업의 중국 진출 성과에 대해 점칠수 없는 가운데 국내 웹툰 기업에서는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 탑코 이성훈 팀장은 "웹툰이라는 새로운 한류가 중국 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고 탑툰의 콘텐츠 역시 중국 최대 SNS를 통해 그 인기를 검증했다"면서 "중국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한 만큼 중국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툰을 서비스하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기대하는 이유가 있다. 국내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취지다. 현재 국내 웹툰 산업은 포화상태로 이용자 유치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은 관련 업계에서 웹툰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중국 웹툰 소비자는 2억 5천만명으로 집계된다. 그중 핵심 소비자는 5천만명으로 이들의 연간 소비액은 300달러에 달한다. 중국의 콘텐츠 산업규모가 1673억 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중국 만화산업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2~3년동안 만화 분야로 유입된 투자자금이 증가해 향후 웹툰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중국에서 만화 콘텐츠 시장 공략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국내에서는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콘텐츠가 중국에서는 언어, 이미지, 내용 등 제한된다. 이러한 규정이 법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제공사, 콘텐츠제공사 등이 자체 사전심의를 통해 판단한다.

한편 중국의 디지털 만화시장은 통신기술 발달, 인터넷 사용환경 개선, 모바일 기기 사용증대로 연평균 9.2% 성장해 2019년에는 2700만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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