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애플의 아이폰6 32GB 모델이 몇몇 아시아와 유럽 국가를 돌아 한국에 상륙했다. 현재까지 KT와 LG유플러스만 출시를 공식화했고, SK텔레콤은 내부적으로 출시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KT는 아이폰6 32GB로 가성비 중시하는 고객층을 공략할 방침이며,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에 공급해 성장을 돕는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5일부터 아이폰6 32GB 모델 판매에 나섰다. 출고가는 37만9500원으로, 보급형 스마트폰 수준이다. 이는 현재 KT의 기존 아이폰 16GB 모델 출고가(69만9600원)보다도 저렴하다.

KT의 6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면 30만원의 공시지원금이 제공되고, 휴대폰 대리점‧판매점별 추가 지원금을 감안하면 공짜로 아이폰6 32GB를 손에 쥘 수 있다.

애플이 2014년 10월 출시한 아이폰6는 16GB‧64GB‧128GB 세 모델로만 구성됐다.  아이폰6 시리즈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 370만대가 판매된 인기 스마트폰이다. 애플은 아이폰7 출시 이후 단종된 아이폰6의 32GB 모델을 올해 처음으로 선보였다.

애플은 삼성전자 등 다수의 제조사들이 선보이는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이 없다. 대신 기존 인기 모델의 저장공간을 늘리고 가격은 낮추는 방안을 택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6 32GB 모델은 올해 2월 중국에서 처음으로 판매되기 시작했고, 3월에는 대만과 태국, 일부 유럽 국가 등에서 잇따라 출시됐다.

KT는 스마트폰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위해 이번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브랜드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외산폰을 들여오는 대신 이미 검증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이폰6 32GB는 KT 공식 온라인몰 '올레샵'에서 출시된 지 이틀 만에 일시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KT 공식 온라인몰 '올레샵'에서 판매중인 아이폰6 32GB.

LG유플러스도 아이폰6 32GB를 들여왔다. 이 제품은 LG유플러스의 온라인 직영몰 ‘유플러스 샵’과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대형 유통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아이폰6 32GB를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에 우선공급할 방침이다. 이는 LG유플러스가 대기업계열 알뜰폰 사업자 중 성적이 가장 저조한 미디어로그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말 기준 미디어로그 가입자 수는 23만7724명(10위)으로, CJ헬로비전(86만5354명, 1위), SK텔링크(72만6619명, 2위), KT 엠모바일(55만7345명, 6위) 등에 크게 뒤쳐져 있다.

SK텔레콤은 아직 출시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아이폰6 32GB는 출시된 지 2년이 훌쩍 지난 스마트폰이라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다소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내부적으로는 이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이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6 32GB의 출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 상황에 맞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해 출시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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