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4월 21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된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로 인해 이동통신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5월 번호 이동건수가 지난 달에 비해 늘어났고, 지난 4월 기기변경 건수가 지난 달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이 모두 늘어난 것은 갤럭시S8 출시 효과 때문이지만, 기기변경 가입자가 번호이동 가입자보다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5일 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5월의 번호이동 건수는 총 58만1124건이다. 전달 대비 6.7%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번호이동 건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56만8914건, 지난 4월 54만4859건으로 번호이동 건수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5월에 다시 상승했다.

지난 5월 중순, SK텔레콤의 전산 개편으로 이통3사는 번호이동을 잠시 중단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호이동 건수는 올해 들어 가장 최고치를 기록한 점이 특이사항이다.

지난 5월, 번호이동 건수가 올해 들어 가장 높게 나타난 이유는 지난달에 계속 발생했던 갤럭시S8 대란 때문으로 풀이된다. 5월 초 연휴기간과 SK텔레콤 전산개편기간인 5월 중순, 가이드라인인 30만원을 뛰어 넘어 60만원을 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가 일부 집단상가에 살포되며 불법보조금으로 전환됐다.

WIS 2017에 전시된 갤럭시S8

이런 불법 보조금은 번호이동을 한 고객에게만 지급된다. 갤럭시S8이 10만원대에 판매가 가능했던 이유다. 이통3사의 마케팅비가 리베이트에 집중되며 지원금 변화 폭은 예년에 비해 상당히 적었다. 이통사의 마케팅비 예산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갤럭시S8로 인해 기기변경 가입자가 번호이동 가입자보다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기기변경 가입자는 94만127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68만9116만명) 대비 무려 36.6% 늘어났으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미래부의 가장 최신 통계는 지난 4월이다.

기기변경 가입자 수가 이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는 4월 말 출시됐던 갤럭시S8 때문으로 분석된다. 갤럭시S8을 누구보다 빨리 개통받고 싶은 예약 가입자들이 4월 말 몰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시리즈 예약 고객에게 덱스나 블루투스 스피커 등 사은품을 제공했다.

통신3사 중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예약 구매 고객의 경우 통신사를 옮기는 번호 이동보다 기기변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누구보다 스마트폰을 빨리 개통하고 싶어하는 얼리 어답터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약구매로 인해 삼성전자로부터 사은품을 받아도, 소위 대란 때 갤럭시S8을 구매하는 것보다 혜택이 훨씬 적다는 것에 있다. 누구보다 먼저 구매한 고객들이 스팟성 이벤트에 갤럭시S8을 산 소비자보다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 것이다.

KTOA와 미래부의 통계를 분석하면, 갤럭시S8을 예약 구매한 고객들이 불법보조금을 받아 구매한 고객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이 반복되면 예약 구매 가입자는 앞으로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이통사의 과도한 판매장려금으로 인해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했다”며 “근본적인 원인은 (리베이트를 차등 지급하는) 이통사에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