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보유한 해킹툴을 빼돌려 워너크라이 랜섬웨어를 확산시킨 주범으로 지목된 해킹그룹 쉐도우브로커스가 자신들이 빼돌린 해킹툴 판매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일부 사이버보안전문가들은 이를 구입해 재차 발생할 사이버공격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보안전문가그룹 '해커하우스'는 쉐도우브로커스가 제시한 판매가격 가상화폐 100제트캐시(약 2만2000달러=한화 약 2500만원)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진행했다. 하지만 범죄조직으로부터 해킹툴을 구입한다는 계획에 법적인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제기 돼 해당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외신 씨넷은 쉐도우브로커스가 해킹툴 판매 계획을 공개한 가운데 이를 구입하려는 보안전문가그룹이 법적인 문제로 인해 자금 마련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보안전문가그룹 '해커하우스'가 쉐도우브로커스의 해킹툴 구입 계획을 취소했다.(자료=시만텍)

씨넷은 전날 보도를 통해 쉐도우브로커스가 가상화폐 100제트캐시에 자신들이 보유한 해킹툴을 판매한다며 일부 사이버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공격을 막기위해 해당 해킹툴 구입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한바 있다.

쉐도우브로커스의 해킹툴을 구입하기 위한 자금 마련을 주도한 보안전문가그룹 '해커하우스'는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한지 36시간만에 3906.62달러(한화 약 440만원)를 모금했다고 공개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법률가와 보안 전문가들은 범죄조직으로부터 해킹툴을 구입하는 것 자체가 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해커하우스의 매튜 히키 연구원은 성명서를 통해 "자신들의 방법이 위험하고,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충고를 들었다"라며 "해킹툴을 구입하기 위한 크라우드펀딩은 더이상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커하우스 측에 따르면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된 자금은 비트코인으로 모두 환불되고, 찾아가지 않은 남은 금액은 전자 프론티어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씨넷은 "해커들에게 돈을 주고 해킹툴을 구입해 추가 피해를 막겠다는 아이디어는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쟁을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미셸 살라트 아베스트 지능형 위협 보안 책임자는 이메일을 통한 성명서를 통해 "해킹툴이 범죄자의 손에 넘어가 악용되기 전에 구입하겠다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로 들릴 수 있다"라며 "그러나 쉐도우브로커스 같은 범죄자에게 돈을 지불하면서 해킹툴을 구입하는 것은 법적 문제뿐만 아니라 그들이 계속 이같은 행동을 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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