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CJ헬로비전이 N스크린과 OTT(인터넷 TV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출시했던 티빙이 CJ E&M으로 넘겨지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CJ헬로비전 시절 티빙은 지상파와 CJ E&M 등 주요 채널이 VOD(다시보기)는 물론 실시간 TV도 유료로 서비스됐지만 CJ E&M이 맡게 되면서 실시간 TV가 완전 무료화 됐다. 또한 지상파 콘텐츠는 없어지고 CJ E&M 채널 중심으로 변화됐다.
6일 CJ E&M 관계자는 “(CJ헬로비전 때의) 티빙이 CJ E&M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용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어, 새롭게 방송 콘텐츠용 플랫폼을 만드는 것보다 티빙을 넘겨받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실시간 TV 무료화와 CJ E&M 콘텐츠 최적화가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CJ헬로비전 시절 티빙은 지상파는 물론 CJ E&M, 종편 등 150여개의 10만여편의 실시간 채널 방송과 VOD(다시보기)가 가능했던 플랫폼이었다. 하지만 2015년 5월 지상파의 VOD 서비스가 중단됐고, 같은 해 11월 지상파의 실시간 채널 역시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저작권 문제로 인한 지상파 서비스가 어려워지자 CJ E&M 콘텐츠에 집중하고자 CJ E&M으로 이관된 것이 이유 중으로 하나로 보인다.
2015년 11월, SK텔레콤은 총 1조 원에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추진했는데 케이블TV나 KT, LG유플러스 등 유료방송업계는 이 당시 인수합병건 때문에 티빙이 CJ E&M으로 넘어간 것으로 바라봤다.
당시 SK텔레콤이나 SK브로드밴드는 옥수수라는 플랫폼을 갖고 있었고, CJ계열도 콘텐츠 사업인 티빙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는 의견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결국 티빙은 2016년 1월 CJ E&M이 양도받았고 10개월 준비기간을 거쳐, 그해 11월 전면 개편됐다.
CJ헬로비전이 티빙과 함께 운영했던 티빙 스틱은 스틱으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까지도 CJ헬로비전이 계속 맡고 있다. 스틱은 TV수상기(HDMI단자)에 꽂아 와이파이에 연결해 보는 OTT 기기다.
CJ헬로비전 스틱만 있으면 TV화면을 통해 지상파를 제외하고 CJ E&M과 JTBC 등 상당수의 케이블 TV 채널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스틱이 있다면 케이블TV나 IPTV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CJ E&M이 티빙을 넘겨받은 이후 약 10개월간 아무 움직임이 없었던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 ‘티빙 라이브(TVING LIVE)’ 서비스 오픈에 이어 실시간 TV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티빙 몰을 런칭했다. 이어 YTN과 연합뉴스 TV 등 보도 채널이 더해졌다. 지난달에는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CJ헬로비전 시절 티빙은 수 년 동안 매 분기 매출이 40억~60억원 정도였다. 후발주자이자 무료 채널인 HCN의 ‘에브리온TV’와 지상파의 ‘푹’에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결국 CJ E&M이 티빙을 살리기 위한 승부수는 실시간 TV 무료화였다. 아직 콘텐츠 유료화가 국내 방송 시장에서 낯설기 때문이다.
유료 방송 업계 관계자는 “2015년 티빙이 CJ헬로비전에서 운영됐을 때 푹이나 통신3사 모바일 IPTV에 비해 N스크린 활용 기기 수 등에서 장점이 있었다”며 “CJ E&M으로 넘어가면서 실시간 TV 무료를 한 것은 생존을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