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소니코리아가 오는 8일,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을 국내 시장에 출시합니다.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35를 적용한 제품으로 4CA를 지원합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의 경우 5CA를 지원하는데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은 왜 4CA만 지원할까요.

국내의 출시되는 갤럭시S8의 경우 스냅드래곤 835가 아니라 엑시노스 8895 프로세서를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10나노 공정의 최신 프로세서이지만 엑시노스 8895는 5CA, 스냅드래곤 835는 4CA를 지원합니다.

CA란 '캐리어 어그리게이션'의 약자로 주파수 묶음 기술을 말합니다. 주파수 대역을 묶으면 묶을수록 데이터 속도는 빨라지게 됩니다. 현재 SK텔레콤은 5CA, KT는 4CA, LG유플러스는 3CA를 제공합니다. 속도의 경우 CA 뿐 만 아니라 MIMO 기술이 더해지는 지 여부도 중요하지만 다른 조건이 다 같다면 CA가 많이 될수록 빨라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소니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의 AP인 스냅드래곤 835는 4CA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SK텔레콤과 KT 모두 이 단말기로 4CA 사용이 가능해야 합니다. 하지만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은 SK텔레콤에서만 4CA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은 SK텔레콤 직영 온라인 몰에서만 출시합니다.

소니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

타 통신사와 달리 SK텔레콤에만 4CA 지원이 가능하고, 직영 몰에 판매한다는 것은 소니코리아가 SK텔레콤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 역시 “세계 규격인 3GPP와 우리나라의 표준과는 차이가 있다”며 “외국 제품을 한국향으로 바꿔야 하는데, 여러 문제로 SK텔레콤을 선택했고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소니코리아는 작년에 출시했던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나 엑스페리아 XZ의 경우 SK텔레콤과 KT에만 3CA가 가능했습니다. 당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모두 3CA를 지원했습니다. 이때도 소니코리아는 LG유플러스를 제외하고 SK텔레콤과 KT만 선택해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낮은 소니코리아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외국계 기업인 알카텔모바일코리아도 소니코리아와 입장이 같습니다. 쏠과 후속작인 쏠프라임의 경우 SK텔레콤의 전용폰으로만 출시됐습니다. 국내 단말기 시장을 삼성전자가 약 70% 차지하는 현실에서 아직 선호도가 낮은 외산폰은 규모의 경제 논리로 모든 통신사에서 출시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 이 두 회사는 5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SK텔레콤만을 바라보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삼성전자는 자신만의 힘으로 점유율을 늘렸습니다. SK텔레콤은 자신만의 노력보다는 신세기통신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한 때 50%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시장은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때 경쟁의 순효과가 일어납니다. 소니와 알카텔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이해가 되면서도 국내 시장의 현실이 씁쓸하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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