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모바일 내비게이션의 사용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일반 차량용 내비에 비해 업데이트가 간편하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실시간 정보 제공이 우위에 있는 등 기능적으로 경쟁력이 우월하기 때문이다. 각 기업들이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서비스를 사업화‧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이들 앱의 입지는 더 굳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이용자는 15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 차량 등록대수가 2200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77%의 운전자가 내비 앱을 사용하는 셈이다.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하는 서비스는 SK텔레콤의 내배게이션 앱 T맵이다. T맵은 지난달 기준 월간 이용자 수는 923만명으로, 지난해 5월 760만명을 기록한 이후 사용자 수가 증가 추세다. 카카오톡의 카카오내비는 지난달 기준 361만명, KT의 KT 내비는 284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두 서비스 또한 월간 사용자 수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SK텔레콤의 내배게이션 앱 T맵은 지난달 기준 월간 이용자 수는 923만명에 달한다. (사진=SK텔레콤)

일반 차량용 내비보다 모바일 내비를 선호하는 경향은 모바일 내비의 품질 경쟁력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T맵 이용자를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 한 결과, 길안내와 검색 등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바일 내비는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경로를 안내하고, 교통 상황을 미리 파악해 막히지 않는 길을 알려준다. 모바일 내비는 이용자들의 사용이 늘어날수록 데이터가 축적돼 교통 상황 예측은 더 정교해진다. 업그레이드 또한 간편하다. 내비게이션 업체를 방문하거나 메모리칩에 최신 업데이트를 다운받을 필요 없이 앱스토어에서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이렇다보니 차량을 구매할 때 내비게이션을 신청하지 않고 차량 거치대에 태블릿을 설치해 모바일 내비 앱을 다운받아서 쓰는 이용자도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전문 커뮤니티 뽐뿌의 한 누리꾼은 “차량 내비용으로 중고 아이패드를 구매했다”며 “일반 차량의 내비보다 가독성이나 지도 이동, 확대‧축소 등이 더 빠르고 간편하다”고 전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은 향후 내비 기능 강화와 편의성 증가 뿐만 아니라 시용자에게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도 풍성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T맵 이용자에게 운전환경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르면 6월 음성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AI)를 탑재해 별도의 스크린 터치 없이도 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한다. 운전 중 내비 조작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의 카카오내비는 지난달 기준 361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카카오톡)

또한 900만명 이상이 이 앱을 사용하는 만큼 다량으로 발생하는 데이터와 트래픽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T맵이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분석해 제휴한 보험사에 정보를 제공하고, 이 정보는 보험료와 연동된다. SK텔레콤은 해당 정보에 대한 수수료를 취득한다.

카카오 또한 카카오내비를 음성 명령만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7월 서비스가 출시될 전망이다.

KT는 지난 3월부터 자사 고객에게 내비 앱 이용시 발생하는 데이터를 무료화했다. 데이터 요금 무료로 고객이 유입되고, 이들 고객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 서비스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은 기본적으로 수익모델이 없다. 이는 구글도 마찬가지”라며 “이에 사업화, 서비스 고도화를 할지 기업들은 고민이 많다. 향후 내비 앱을 통해 쌓여가는 데이터와 트래픽을 바탕으로 사업화를 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