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게입업계는 수 년간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규제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게임의 부정적인 면이 과도하게 부각돼 타 산업에 비해 강한 규제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강한 규제로 인해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 단계부터 위축됐고 이는 게임산업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렸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는 다른 게임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후보자시절부터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 진흥을 강조했고, 게임 규제 역시 정부 주도 보다는 민간의 자율규제 형태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또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과 한국 e스포츠협회장을 맡았던 전병헌 전 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첫 정무수석으로 임명됐다는 점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하는 배경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와 관련해 새정부에서 어떤 정책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게임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던 정치인이 새정부의 핵심 인사에 발탁된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게임전시회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전경 (사진=위키미디어)

게임업계 ‘셧다운제·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 강한 규제로 받아들여...자율규제 선호

규제 중 게임업계가 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크게 2가지다. 업계는 특정 시간대에 아예 게임 자체를 못하게 하는 ‘셧다운제’와 PC온라인 게임 50만원 결제 한도 제한을 대표적인 규제로 보고 있다. 업계는 이런 규제가 타 업종에 비해서 과도할뿐더러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도 맞지 않다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게임업계 종사자는 “게임은 마약이다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다른 산업 등에 비해 과도하게 부정적인 면이 부풀려져서 강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며 “솔직히 셧다운제와 결제 한도 제한 등은 자유로운 사업 자체를 강제적으로 막는 것이라서 민주주주의가 바탕이 된 자유시장경제 체제가 아닌 환경에 더 적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규제보다는 게임사들의 자율 규제가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게임 산업의 특성에 더 맞다고 말한다. 일정 수준의 규제는 필요하지만 산업 자체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삼하 서강대 게임교육원 교수는 “어느 산업이든지 정부 주도로 규제를 시행하게 되면 문제점은 항상 발생해 왔다”며 “게임 산업도 규제나 심의 등을 업계 자율에 맡기는 방안으로 가는 것이 발전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관련 규제를 강하게 만들었을 때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게임이 아이들을 파충류로 만든다든지와 같은 이상한 근거에 대해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현일 한국게임산업협회 팀장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규제 개선 여부를 판가름하는 민.관.학 공동의 규제영향평가 연구기관 설립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 부처간 흩어진 규제와 법률을 일원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이머들이 조이스틱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게임을 문화콘텐츠로 봐야

규제 완화에 앞서 게임을 문화콘텐츠로 인정해 주는 분위기 조성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게임 수출액은 32억 1463만달러(3조 5415억원)으로 전체 콘텐츠 수출액 중 57%를 차지하며 음악, 방송 수출액을 9배 이상 앞질렀다. 수출 효자 종목임에도 현실에서는 강한 규제가 적용되는 부정적인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불만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특정 분야 수출에서 1위를 기록하고도 숨죽이고 있는 산업은 게임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게임 자체를 문화콘텐츠로 보기 보다는 아직도 부정적인 인식이 가득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게임이 문화콘텐츠로 당당히 인정받으려면 정부 부처에서 진흥 기관과 규제 기관이 따로 있음으로 발생하는 부처간 엇박자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통령 직속 ICT·게임 자문기구 설치와 같은 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정부 출범 이후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게임업계는 새정부가 이전 정부보다는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최소한의 발전은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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