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지털프라자 강서본점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어폰을 귀에 꼽고 MP3플레이어를 만지작거리는 학생들과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난방기구를 둘러보는 중년부부, 그리고 냉장고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신혼 단꿈에 젖은 예비부부...

평일 오후에도 발길이 붐비는 이 곳, 삼성디지털프라자 강서본점은 삼성전자가 생산한 모든 제품들이 360평 규모의 1층 단일 매장에 전시돼 있는 게 특징이다.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것은 기본이고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도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할 필요 없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게 한 작은 배려에서 이 곳만의 특별한 매력을 찾아볼 수 있다.

전국 1등 디지털프라자, 비결은?
이곳은 전국 550개 삼성디지털프라자 중 삼성제품 1등 판매점이다. 양판점과 전국 유통망을 포함해도 전국 2위다. 정재엽 지점장은 1등 판매점의 비결로 우선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다는 것을 꼽는다.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 TV 등 AV, 에어컨·김치냉장고 등 계절가전, 밥솥·청소기 등 소형가전, PC·휴대폰 등 각종 IT제품을 비롯한 삼성의 모든 제품이 특색있게 전시돼 있고, 신제품은 출시 다음 날 바로 구비한다. 매장별로 잘 팔리는 모델을 자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해 진열한다. 인도·중국·중남미 등 외국인 고객도 많이 방문하는 편이라고 정 지점장은 귀띔했다.

매장 위치도 강서 본점의 경쟁력이다. 본사인 삼성 리빙프라자 염창사옥 1층에 위치했고,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9호선 등촌역을 끼고 대로변에 위치해 노출성이 뛰어나다. 편리한 교통수단이 잘 갖춰있는 덕에 김포·마포·여의도·부천·인천으로 연결되는 광역상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전국에 하나 밖에 없는 특별한 공간 'TV 시연룸‘을 갖추고 있다. TV를 사려는 고객은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얼마만한 크기를 사야 우리 집 거실에 딱 맞을 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욕심을 내서 큰 TV를 구입했다가 집에 갖다놓고 보니 어울리지 않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TV시연룸은 보통의 가정 집 평수에 맞춰(20, 30, 40평형) TV가 걸린 벽이 앞뒤로 움직이며 고객의 집 거실크기에 어울리는 TV를 고를 수 있도록 체감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벽에 걸린 TV는 전면에는 PDP, 후면에는 LED 2종으로, TV가 걸린 벽 부분이 따로 회전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TV를 내 집에 놓고 보는듯한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한다. 강서본점의 ‘고객감동’ 노력을 익히 잘 알고 있는 본사에서 흔쾌히 비용을 부담해줬다는 전언.

‘감동’을 만들어내는 끝없는 노력
“친절한 고객 서비스는 체계적인 직원교육프로그램의 결과입니다” 이런 강서본점의 노력에 고객들의 반응은 늘 ‘매우 만족’이지만, 강서본점은 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삼성디지털프라자는 신입사원부터 노련한 경력사원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CS(Customer Service) 교육을 실시한다. 새로 입사하면 4박5일간 신입인문교육을 받고 삼성에듀닷컴에서 제품관련 이론교육을 받는다. 인터넷강의지만 만만치 않다. 과목당 1달 코스로 매일 출석체크는 물론, 동영상 강의, 리포트 제출 및 시험을 통과하면 ‘마케터’가 된다.

노동부인증 교육프로그램까지 수료하면 각 해당 제품군의 ‘마스터’가 된다. 물론 업무고과와 진급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삼성디지털프라자 직원이라면 누구나 열심히 교육에 임한다. ‘마스터’가 돼도 교육은 끝나지 않는다. 마스터 수료 후 1년이 지나면 신제품관련 추가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

강서지점만의 특별한 직원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매주 화,목요일 매장 문 열기 전 9시 반 아침시간에 역할극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 명은 ‘고객’ 한 명은 ‘직원’으로 설정해 특정 제품을 소개해주는 역할극으로, 신입 직원들 위주로 진행한다. 선배들은 역할극에 함께 참여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주고 판매기술이나 노하우를 후배 직원들에게 전해 준다.

제조에서 소비자 손까지
삼성 디지털 프라자를 방문한 고객들은 직원과 상담한 내용을 토대로 계약을 하고, 제품은 전산으로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장소로 배송된다. 자체 DPS프로그램(판매/배송/수금/AS프로그램)에 인적사항, 배송의뢰, 납기일을 입력하면 구매의 첫 단계가 완료된다.

제품의 생산일정이 있기 때문에 고객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최대한 원하는 날짜에 배송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2002년에 구축됐다. 전산화된 물량관리시스템은 전국 지점에 보유한 제품 대수, 예약가능 여부, 제품을 받을 수 있는 날짜 산출이 가능해 고객에게 한결 신뢰를 줄 수 있다. 고객이 제품을 수령하는 날, 담당 직원은 전산시스템에 배송 담당기사가 배정됐는지 확인하고 고객과 통화한다.

사후 고객관리도 잊지 않는다. 고객이 제품 수령후 3일 뒤 ‘해피콜’ 직원이 고객에게 전화해 ‘서비스만족도’를 확인하며, 불만족시 담당 직원이 직접 고객에게 전화해 내용을 확인하고 사은품을 보내주는 등 마지막까지 서비스에 한 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한다.

또한 1년이 지나면 무상기간이 지났다는 문자를 보냄은 물론 ‘고객감사편지’를 지점장 명의로 보내 한번 구매한 고객이 단골이 되고, 다른 손님을 소개하는 사례가 많아 결국 이런 고객관리서비스가 매출성장에 도움이 주는 순환구조를 갖게 된다는 것.

[인터뷰]정재엽 강서본점 지점장

“바다에 물고기가 아무리 많아도 그물이 크면 큰 물고기만 잡힙니다. 잘 엮인 촘촘한 그물은 크고 작은 많은 물고기를 잡게 해줍니다”

정재엽 지점장은 강서 본점의 1등 공신은 ‘친절하고 실력이 뛰어난 직원들’이라며, 모든 공을 25명 직원들에게로 돌린다.

하지만, 뛰어난 직원들의 뒤에는 ‘덕장’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게 마련. 정 지점장은 강서지점 직원들 간 팀워크 증진을 위해 월례 야유회를 가고, ‘월일지’를 작성해 직원들의 각종 경조사를 꼼꼼히 챙기고 있다. 생일, 부모님 제사 등 중요한 날에는 휴가를 먼저 쓸 수 있도록 배려하려는 노력이다.

또한 신입사원이 일정 기간이상 근무하면 머니클립을 선물해 직원 개개인의 소속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점장의 세심한 배려에 직원들의 팀워크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사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 고객들이 인터넷 최저가 등 사전정보를 수집해 매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부분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등 고객응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정 지점장은 토로한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매장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강점도 분명 있다. 온라인마켓이 제품 유통경로가 투명하지 못하고 개인판매자가 많아 수령기간이나 반품 및 교환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있는 데 비해, 오프라인 매장은 오감으로 제품을 보고, 만지고, 듣고, 느낄 수 있어 신뢰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유통은 고객서비스가 중요하다. 정 지점장은 말로만 고객감동을 외칠 게 아니라 고객서비스가 실질적으로 직원들에게 얼마나 배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방문할 때 건네는 인사나 차 대접 등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고객이 진정 감동받는 디테일한 서비스는 전 직원들의 팀워크가 이뤄져있어야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앞으로의 고객서비스는 ‘정’이라고 정 지점장은 말한다. 기존 서비스가 인사와 친절한 상담이었다면 앞으로의 서비스는 비오는 날에는 우산을 준비하고, 출출한 시간에는 간식을 건네는 등 고객의 실질적인 니즈와 감성에 맞춰 직접 다가서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 지점장은 더 나은 고객서비스의 방향으로, 삼성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VIP카드’를 예로 들었다. VIP카드는 삼성제품을 연간 250만원이상 구입하면 무상 서비스기간이 1년에서 3년으로 연장되고, 포인트로 AS비용을 결제할 수 있다. 이를 매개로 강서본점은 가족단위 서비스, 제품기록에 기반한 고객 연령별, 취향별 제품소개 DM발송 등 기존 또는 잠재 고객과의 접촉시간을 늘려나가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미니인터뷰]판매왕‘ 김현진 팀장


2007년 ‘서울지사 판매왕’, 2008년 ‘전국 판매왕’

모두 김현진 팀장 앞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김 팀장은 쑥스러워 했지만 고객 감동 사례에서 그만의 철저한 고객관리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사내에서도 판매왕을 만들기 위한 각종 유인을 제시한다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특히 재미있는 제도는 리빙프라자의 ‘칭찬카드’다. 간부급은 각 지점 시찰시 칭찬카드를 가지고 다니면서 특히 눈에 띄는 직원들에게 ‘칭찬카드’를 지급한다. 점장은 2점, 상무는 7점 등 각 카드별로 포인트가 다르게 매겨져 월 단위 마감결과 칭찬포인트가 높은 직원들에게는 인사고과 반영, 선물, 여행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운다고.

하지만 판매왕은 특별한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원래 내 성격이 그렇다”는 간단한 답변이 돌아온다. 김 팀장은 평소 고객에게 물건이 아닌 마음을 팔고 싶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판매를 위한 ‘나만의 레파토리’ 즉, 나름의 틀을 갖고 고객을 대한다. 김 팀장의 고객맞이는 남다르다. 고객이 매장에 처음에 들어왔을 때 득달같이 달려들어 ‘뭐 살거냐’고 묻기 보다는 잠시 서서 기다린다. 고객이 제품을 둘러보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한 고객이 설명을 필요로 할 때는 신속히 다가가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구매에 필요한 각종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제품을 팔면 끝? 아니다. 김 팀장은 고객들에게 ‘편지’를 쓴다. 워드로 써서 직접 부치기도, 문자메시지를 넣기도 한다. 내용은 제품 및 행사소개 뿐 아니라 개인적인 내용도 함께 써서 고객와 판매자건 진지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간다.

그는 ‘진심으로 대하면 언젠가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말한다. 김 팀장의 단골은 혼수고객이 많다. 자체적으로 분류한 고객등급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는 기본이다. 매년 10명이상의 고객에게 명절이면 과일박스를 선물로 보낸다. 물론 자비로 하는 일이다. 이런 서비스에 감동한 단골 고객은 약 300여명 정도, 그 중 40여쌍은 김팀장이 손을 거쳐 혼수를 마련한 부부들이다.

혼수고객이 매출 올리는 데 쉬울 것 같지만, 사실 매우 어려운 고객이라고 김 팀장은 말한다. 결혼준비 과정 자체가 예비 신랑신부를 예민하고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에 세심하게 신경써야하는 데다, 보통 다양한 제품을 한꺼번에 둘러보기 때문에 1~2시간 가량 상담으로 체력적인 소모도 많다.

혼수를 잘 하려면 ‘너무 많은 정보와 남의 말은 독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김 팀장은 조언한다. 또한 혼수판매점이 연계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예를 들어 강서본점은 혼수고객을 대상으로 구매대별 사은품 증정은 기본이고, 1년간 카드랜드 청첩장을 400여장 무료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연계 제공한다. 또한 보르네오, 리바트, 한샘 등 인근 가구점과의 연계를 통해 약 15% 가량 저렴한 비용으로 가전은 물론 혼수까지 마련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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