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디지털투데이 오은지 기자] 스마트폰 이후 신성장산업을 찾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고민이다. 스마트카 시장이 과연 시장 창출력이 있는가에 대한 답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 상황과 시장을 진단하고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의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고문은 12일 제주대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린 '제7회 반디(반도체·디스플레이) 제주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실체는 아직 없지만 가치사슬(밸류체인)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술을 세계적인 위치로 닦아 놔야 한다"며 앞으로 시장에 대해 제언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고문이 12일 반디 제주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한 조류로 여겨지는 스마트카 산업 역시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키 야스유키 도쿄일렉트론(TEL)코리아 회장은 "전기자동차(EV) 시장 데이터는 업체별, 위상별 예측이 다르지만 오는 2030년 전체 자동차 시장의 15~20%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에 매우 큰 기회가 있다"고 내다봤다. 신뢰성 장벽은 있지만 공정 측면에서 기존 반도체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자사 도쿄일렉트론디바이스(TED) 사업부가 개발한 '지능형 헤드라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송광준 산업기술평가관리원 PD는 "차량용 반도체는 신뢰성이 큰 이슈인데, 차량용 반도체 영향력 있는 업체들이 장벽을 치고 있다"며 "오는 2020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433억달러로 전망되는데, 전체 반도체 중 10% 수준"이라고 말했다. 석준형 고려대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는 연 10%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각 분야별로 거의 독점 체제"라면서 "한국 업계 융합 수준이 83점에 불과, 경쟁 국가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대환 IEVE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제주도 우도를 예로 들면 테슬라 '모델S' 같은 고가 전기차보다는 30kWh 정도 배터리만 있으면 되는 곳"이라며 "고급형 모델이 아닌 보급형,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가 되면 중소기업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조금 규제 장벽 등 정책적인 개선점도 지적됐다. 김 위원장은 "15년 이내 차량만 개조할 수 있는 등 아직 장애물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개명 제주대 교수는 "충전기,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 등 하이파워 반도체 분야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인버터 등 관련 시장이 출현할 것"이라고 봤다.  

12일 열린 '제7회 반디 제주 포럼'에서 '스마트카 산업을 위한 반도체 및 정보 디스플레이의 역할'을 주제로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

반디 제주포럼은 국내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가 모이는 장이다. 올해는 전기차 보급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제주도에 걸맞는 주제로 '스마트카 산업을 위한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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