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얼마전만 하더라도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커다란 데스크탑에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PC가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만약 노트북으로 게임을 한다치면 '노트북은 문서 작성용', '노트북은 웹서핑용'이라며 무슨 노트북으로 게임을 할려고 하냐는 비아냥을 들었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은 노트북으로 당당하게 '게임'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노트북의 성능이 빠른 속도로 향상되면서 이제 더이상 노트북은 간단한 문서 작업이나 웹서핑만을 위한 컴퓨터가 아니다. 특히 최근 인텔 7세대 카비레이크 CPU와 엔비디아 지포스 1000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이같은 변화는 더욱 빨라졌다. 일반 데스크탑 PC와 성능에 있어서 어느정도 비등해짐에 따라 차지하는 부피나 전력 소모 부분에 있어서 오히려 노트북 쪽이 유리해 보이기도 한다.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MSI, 레노버 등 글로벌 PC 제조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한성컴퓨터 등 국내 PC 제조사들도 제각기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을 선보이며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이들이 공개하는 게이밍 노트북들은 게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를 타깃으로 한 고성능 노트북 시장 역시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PC 제품별 출하량 (자료=한국IDC)

지난 2월 발표된 한국IDC의 국내 PC 출하량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인 데스크탑 PC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매년 시장 규모가 감소하고 있고,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16.7%를 기록하는 등 큰폭으로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노트북 시장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즈'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게이밍 노트북 글로벌 판매량은 450만대로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게이밍 노트북 출시 간담회를 진행한 제이슨 우 에이스수코리아 지사장은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게이밍 노트북 출하량이 전년대비 67% 증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PC 업계에서는 게이밍 노트북 성장 요인으로 최근 발매된 인기 게임들이 '멀티코어'를 지원하고, 인텔 7세대 카비레이크 CPU 출시와 더불어 고성능 저발열의 노트북용 GPU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같은 이유로 백만원 안팎의 가격을 갖고도 고사양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이밍 노트북을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게이밍 노트북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기존 노트북 제조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게이밍 노트북을 내놓으며 게임 유저의 선택을 받고자 손짓을 하고 있다. 특히 게임 중에 많이 사용하는 'W·A·S·D' 키를 강조하거나 방에 불을 끄고도 게임이 가능하도록 키보드에 LED 조명 추가뿐만 아니라 발열 관리를 위한 특별한 통풍 구조 설계를 하는 등 저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게이밍 성능을 더욱 높인 노트북을 선보이고 있다.

게이밍 노트북 선택 기준은?

데스크탑 PC와 게이밍 노트북의 성능 차가 작년만 해도 어느 정도 발생했다. 물론 이전에도 PC와 노트북 성능을 비슷하게 갖출 수는 있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생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인텔 7세대 카비레이크 기반 CPU가 노트북에 본격적으로 탑재되면서 PC와 노트북의 성능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CPU 제조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고성능 PC의 가장 큰 문제였던 발열과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한 엔비디아의 노트북용 지포스 1000 시리즈가 공급되면서 게임을 위한 그래픽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옵션 타협 없이 디아블로3,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등 인기 게임들을 노트북으로도 아무 문제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다.

게이밍 노트북 선택에 있어서 '난 무조건 노트북으로 최고의 사양으로 게임을 즐긴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물론 가장 비싼, 최고 사양의 부품을 사용한 게이밍 노트북을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건 일부 유저 일뿐 대다수의 유저는 가성비(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좋은 제품을 원할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 한정된 예산 속에 게이밍 노트북을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최우선은 GPU다. 게임 구동에 있어서 핵심은 3D 그래픽을 연산하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따라 게임 그래픽 옵션 타협 유무가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인 노트북의 경우 대부분 CPU와 GPU가 통합된 내장 그래픽카드 방식이 탑재된다. 이들 노트북은 3D 게임을 즐기기가 힘들다. 일단 노트북으로 게임을 즐기고자 한다면, GPU를 가장 먼저 확인하자. 현재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1000 시리즈다. 특히 그중에서 지포스 1050이 탑재된 제품이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지포스 1050보다 성능이 좋은 그래픽 카드를 찾는다면 1050Ti 제품과 1060 제품도 존재한다. 이들은 1050 제품보다 약 15~25% 정도 그래픽 성능이 더 뛰어나다.

그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CPU다. 보통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게이밍 노트북에서 CPU는 GPU보다 중요도에서 한단계 아래에 있다. 현재 출시된 온라인 기반 게임들은 대부분 듀얼코어에 최적화된 상태로 제작됐다. 물론 최근에는 멀티코어를 지원하는 추세로 쿼드코어 이상의 CPU를 활용하는 게임들도 출시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텔 카비레이크 라인업 정도만 되더라도 CPU 성능 부족으로 게임 성능이 하락하는 경우는 드물다.

램(메모리)과 스토리지 장치인 SSD도 게이밍 노트북을 고른다면 반드시 눈여겨 봐야한다. 흔히 '다다익램'이라고 말할 정도로 메모리의 용량은 많을 수록 좋지만, 노트북은 일반 PC와 달리 확장이 어려운 관계로 처음 선택시 신중해야 한다. 물론 요즘 인기 있는 게임의 경우 8GB 정도의 메모리면 아무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다. 최근 노트북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SSD라고 할 수 있다. 기존 HDD에서 성능과 발열, 전력 소비, 안정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SSD가 HDD를 압도하고 있다. 게이밍 노트북에 있어서도 빠른 데이터 입출력은 필수로 SSD 장착 노트북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요즘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게임당 차지하는 용량이 5GB~10GB를 넘어가기 때문에 최소 256GB 이상의 SSD을 선택하면 된다. 최근에는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SSD와 HDD를 동시에 장착한 게이밍 노트북도 인기를 끌고 있다.

끝으로 다나와 기준으로 국내외 게이밍 노트북 제조사들의 대표 제품들을 살펴본다 (순서는 다나와 인기 순)

MSI GL62M 7RE-i7 (다나와 최저가 99만9000원)

MSI GL62M 7RE-i7, 평균 이상의 GPU를 장착해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하다. (사진=MSI)

MSI의 중급형 제품이다. 게이밍 노트북 중 가격으로만 본다면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인텔 카비레이크 i7-7700HQ를 사용한 15.6인치급 노트북이다. 해상도 역시 FHD(1920x1080)을 지원하고,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중저가형 중 지포스 GTX1050Ti 그래픽 카드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보통 이 그래픽 카드는 이 가격 이상의 제품에 들어간다. 다만, 스토리지 장치가 HDD로만 이뤄졌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레노버 LEGION Y520-15 TKR (다나와 최저가 123만5000원)

레노버 LEGION Y520-15 TKR, 키보드라이트 기능이 추가돼 야간 작업이 가능하다. (사진=레노버)

레노버의 대표적인 게이밍 노트북 '리전' 시리즈 중 중급형 제품이다. 인텔 카비레이크 i7-7700HQ를 사용한 15.6인치급 노트북으로 FHD 해상도, 지포스 GTX1050Ti 그래픽 카드, 250GB SSD와 1TB HDD까지 빠질 것 없이 균형 잡힌 제품이다. 여기에 어두운 공간에서도 게임이 가능한 '키보드 라이트' 기능이 추가됐다.

삼성전자 Odyssey NT800G5W-XD7S (다나오 최저가 119만원)

삼성전자 Odyssey NT800G5W-XD7S, 게이밍 노트북의 평균치의 성능을 보인다. 대신 AS 편의성은 독보적이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내놓은 게이밍 노트북 '오디세이' 시리즈 중 중보급형 제품이다. 인텔 카비레이크 i7-7700HQ를 사용한 15.6인치급 노트북으로 FHD 해상도를 기본 제공한다. 여기에 250GB SSD와 1TB HDD를 기본 제공한다. 또한 키보드 라이트 기능도 추가됐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가격에 비해 그래픽 카드로 지포스 GTX1050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AS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성컴퓨터 XH57 BossMonster Hero456GT (다나와 최저가 75만5000원)

한성컴퓨터 XH57 BossMonster Hero456GT, 게이밍 노트북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사진=한성컴퓨터)

국내 중견 PC 제조사인 한성컴퓨터에서 만든 게이밍 노트북이다. 가격에 있어서 70만원대로 여타 제품보다 확실히 앞선다. 특히 이 가격에 지포스 GTX1050, 120GB SSD와 1TB HDD를 포함시켰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CPU가 인텔 7세대 카비레이크지만, 유일하게 펜티엄 제품을 사용했다. CPU 성능에서 i7 시리즈를 탑재한 게이밍 노트북에 비해서 차이가 있어 보인다. 가격이 최우선이라면 이 제품을 선택해볼만 하지만 진정한 게이밍을 위해서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HP 오멘 15-AX230TX (다나와 최저가 138만8000원)

HP 오멘 15-AX230TX, M.2방식의 SSD를 탑재했다. (사진=HP)

HP의 게이밍 노트북 '오멘' 시리즈다. 인텔 카비레이크 i7-7700HQ를 사용한 15.6인치급 노트북으로 FHD 해상도를 기본 제공한다. 여기에 250GB SSD와 1TB HDD를 기본 제공한다. 가격에 비해 지포스 GTX1050을 탑재했다는 점은 아쉽다. 눈에 띄는 점은 여타 제품들이 일반 SSD을 포함한 것과 달리 M.2 방식의 SSD를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M.2방식의 경우 SATA3 방식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이수스 ROG GX700VO-GC009T (다나오 최저가 394만5000원)

에이수스 ROG GX700VO-GC009T, 수냉식 냉각 시스템이 탑재된 최고 성능의 게이밍 노트북이다. (사진=에이수스)

에이수스의 게이밍 노트북 'ROG' 시리즈의 초고성능 제품이다. 인텔 스카이레이크 i7-6820HK를 사용한 17.3인치급 노트북으로 FHD 해상도를 기본 제공한다. M.2방식의 512GB SSD를 포함하고, 무엇보다 그래픽 카드를 지포스 GTX980 제품을 탑재했다. 그래픽 카드 성능으로만 보면 현재 출시된 게이밍 노트북 중 가장 뛰어나다. 다만 이전 세대 제품으로 발열이 문제 될 수 있는데, 이 제품은 발열을 제거하기 위해 수냉식 냉각 장치를 노트북 내부에 장착했다. 가격은 비싸지만, 최고의 게이밍 노트북을 갖고 싶다면 고려할만 하다.

기가바이트 판타소스 P34K v7 Dual Lite (다나와 최저가 147만8000원)

기가바이트 판타소스 P34K v7 Dual Lite,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사진=기가바이트)

기가바이트의 게이밍 노트북 '판타소스' 시리즈 중 중급형 제품이다. 인텔 카비레이크 i7-7700HQ를 사용한 14인치급 노트북으로 WQHD(2560x1440)의 고해상도를 탑재했다. 128GB SSD와 1TB HDD, 지포스 GTX1050Ti 제품을 탑재해 성능에서도 기본 이상을 발휘한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무게가 1.69KG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여타 게이밍 노트북이 2.4kg~3.6kg의 무게로 구성됐지만 이 제품은 1kg대에서 고성능 CPU와 GPU까지 탑재했다. 이는 게임을 위한 용도 뿐만 아니라 그래픽 작업이나 설계 등 고성능 PC를 원하는 사용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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