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안석현 기자] 삼성⋅LG디스플레이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에 나란히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두 회사가 동시에 분기 영업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삼성⋅LG디스플레이의 이익 기반에는 차이가 커 향후 시황에 따라 두 회사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천안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LG 영업익 1조원 동시 돌파

27일 삼성전자 실적공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매출 7조29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늘었고, 영업이익은 2700억원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로 전환했다.

앞서 26일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도 매출 7조622억원에 영업이익 1조269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1분기에 분기 사상 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2498.3% 늘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두 회사 실적이 급신장한 것은 매 1분기 약세를 보이던 LCD 가격이 올해는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05달러 수준이던 55인치 TV용 LCD 패널(이하 오픈셀) 가격은 12월 이후 220달러선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149달러 선이던 50인치 제품 가격도 12월 168달러까지 올랐다가 올해 2월 들어 174달러로 재차 상승했다. 4분기 쇼핑시즌 종료 직후 디스플레이 가격이 곤두박질치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LG디스플레이 전시회 부스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OLED 실적 기여도 부문서 차이 커

비록 두 회사가 업황 호조에 힘입어 공히 높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내용상 차이가 크다.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의 매출 및 영업이익 기여도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에 LCD 부문과 OLED 부문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OLED 부문 매출 비중이 60% 초반 정도라고만 밝혔다. 매출 7조2900억원 중 4조3000억원 정도를 OLED를 팔아 벌었다는 뜻이다. 증권업계에서는 OLED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매출 기여도보다 더 높은 70% 선으로 추정한다. 최소 9000억원을 OLED 부문에서 수익으로 남겼다.

그러나 아직 LG디스플레이의 OLED 부문은 수익 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 분기 1000억원씩 적자를 냈던 OLED 부문은 지난 1분기에도 89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비록 TV용 대형 OLED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을 석권했지만, 아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탓에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TV용 OLED 사업은 올해 EBITDA 흑자, 2019년 영업이익 흑자가 목표”라고 말했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유형자산의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의 상각비를 더한 개념이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능력을 뜻한다.

아이폰7 '프로덕트 레드'.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부터 애플 아이폰용 OLED를 공급한다.(사진=애플)

이 같은 두 회사의 수익 기반 차이는 올해 2분기 이후 실적을 극명하게 갈라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중소형 OLED는 최근 시황이 무의미할 정도로 초호황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부터 애플 아이폰 향(向) OLED 본격 공급이 예정돼 있는 만큼 가파른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연중 영업이익이 매 분기 1조원을 넘어 4분기에는 1조8000억원, 연간 누적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비해 LCD 시황은 1분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안정화에 접어들 전망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평균 판매가격은 1분기 대비 4%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면적 제품을 제외한 55인치 이하 패널 가격은 이미 보합이거나 하락하는 추세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2분기 구미⋅파주 OLED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500억원이 추가되면서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7600억원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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