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국내외 기업들의 비즈니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기존 개인용 메신저를 비즈니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용했던 것에서 이제는 보다 전문화된 기능을 탑재해 업무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협업을 위한 기업용 메신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방한한 데럴 메키넌 시스코 협업 솔루션 사업 총괄이 말했던 것처럼 글로벌 협업 솔루션 시장은 2019년 30억달러(한화 약 3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발표된 한국IDC의 국내 모바일UC&C 조사 보고서, 즉 협업을 위한 기업용 메신저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803억원 규모에서 2019년에는 1075억원으로 매년 20% 이상 고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이 이미 해당 분야의 시장이 성숙한 상태라면 국내는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라고 협업 솔루션 기업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기업용 메신저 시장이 해외보다 늦은만큼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과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중 대표적으로 '슬랙',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토스랩 '잔디', 이스트소프트 '팀업' 등을 살펴본다.

슬랙, 팀즈, 잔디, 팀업 비교(자료=각 기업 담당자)

인터페이스

슬랙, 팀즈, 잔디, 팀업 등 4종의 기업용 메신저 모두 인터페이스 측면은 크게 다른점은 없다. 모두 기존 개인용 메신저 기반의 인터페이스에 협업을 위한 세부 팀이나 주제 별로 방을 개설할 수 있고, 개설된 방에 따라 초대된 인원들이 자유롭게 업무 내용이나 파일 전송 등이 가능하다. 또한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 형태의 인터페이스와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4종 모두 지원한다. 특히 윈도, 맥OS, 안드로이드, iOS 등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 수

현재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슬랙은 일 사용자가 400만명을 넘어섰다. 글로벌 기업용 메신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만큼 이미 글로벌에서는 인정을 받은 상태다. 특히 엔지니어와 개발자 계층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한국 지사가 없는 관계로 정확한 사용자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도 IT 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서서히 사용자를 넓혀가고 있다.

팀즈는 이달 처음 출시된 제품이다. MS가 기존 오피스 솔루션을 통해 협업 솔루션 시장을 장악했지만, 모바일의 발달로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협업을 위한 기업용 메신저 시장에서 슬랙이 한반 빠르게 선점을 한 상태다. MS가 슬랙과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하며 내세운 제품이 바로 팀즈다. 출시된지 한달이 안된 상태로 팀즈의 글로벌 사용자 집계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의 경우 기업들 대상으로 팀즈가 도입된 사례는 아직 한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글로벌 8500만명에 달하는 오피스 365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사용이 가능해 이들만 사용한다고 해도 빠른 성장 가능성이 크다.

잔디는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 규모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집중 공략한 결과 현재 8만3000개에 달하는 기업과 팀이  이용 중이다. 국내 기업용 메신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 중으로 국내에 특화된 UI나 이모티콘 등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이 포함돼 있어 국내 사용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팀업은 보안 회사인 이스트소프트가 만든 기업용 메신저다. 현재 1만1500개의 기업고 팀이 이용 중으로 알려졌다. 자체 클라우드 서버(KT망)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 중으로 파일을 따로 저장할 수 있는 마이클라우드 서비스와 무료로 사용 가능한 버전도 존재해 팀업을 구매하지 않는 협력업체와도 협업이 가능해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가격 정책

기본적으로 기업용 메신저들의 가격 정책은 1PC 당 월 요금 지불 방식으로 제공된다. 이는 대부분 클라우드 기반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영구 라이센스 방식으로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슬랙은 기본형의 경우 월 8달러(한화 약 9000원), 프리미엄은 월 15달러(한화 약 1만7000원)로 책정돼 있다. 기본적으로 각각 10GB, 20GB 정도의 저장 공간을 지원해주며 실시간 동기화 등을 지원하며, 구글 투팩터 인증 등 다양한 보안 방식도 제공한다.

팀즈는 기본적으로 MS 오피스365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지금 오피스365를 사용 중이라면 바로 팀즈를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팀즈를 사용하기 위해 오피스365를 굳이 구입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참고로 오피스365 비즈니스 버전은 월 8900원, 프리미엄은 월 1만380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잔디는 기본형의 경우 월 5000원, 엔터프라이즈용은 월 9000원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이한 점으로는 잔디를 사용할 멤버가 1명씩 추가 될때마다 제공되는 스토리지 공간이 10GB씩 늘어난다. 또한 교육, NGO, 지자체, 비영리단체 등은 50~80% 할인을 제공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상당히 좋아보인다.

팀업도 잔디와 유사한 가격 정책을 보유 중이다. 기본형의 경우 월 5000원의 사용 요금이 부과되는데, 이스트소프트 담당자에 따르면 가입 규모나 추가 기능 등에 따라서 이보다 저렴하게 제공이 가능하다고 한다.

장단점

슬랙의 경우 처음 개발된 목적이 엔지니어나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빠른 정보 공유 및 프로젝트 수행을 위함이었다. 때문에 단순한 화면 구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특히 IBM AI 플랫폼 왓슨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슬랙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왓슨을 이용한 챗봇 등을 슬랙에 연동해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많은 사용자가 있어서 매일 새로운 기능들이 슬랙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사용자는 이러한 기능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IT 개발자 위주의 UI와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서 국내 시장에서는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IBM과 같은 IT 기업, 그리고 중소규모의 IT 스타트업들이 국내에서 주로 이용 중이다. 국내 사용중인 사용자에 따르면 "슬랙의 경우 메시지와 파일 전송이 여타 메신저보다 빠르고 정확해서 애용한다"라며 "모든 매뉴얼이 영어로 돼 있고, 한글도 완벽하게 지원하질 않는 점이 가끔 사용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팀즈는 오피스365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될 것 같다. 오피스365를 이용 중이라면 팀즈를 사용할 가치가 있지만, 오피스365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굳이 팀즈를 따로 구매해서 사용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잔디는 국내 사용자들을 위한 요구 사항을 빠르게 받아 들이고 이를 보완해 기능을 추가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특히 UI가 기존 개인용 메신저와 비슷하고, 다양한 이모티콘을 제공하고 있어 국내 사용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잔디를 사용 중인 송철욱 티켓몬스터 부사장은 "티몬의 경우 전사적으로 잔디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라며 "로컬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UI를 제공하고, 사용 교육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 서비스가 맘에 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끔씩 메신저가 늦게 가거나, 끊기는 안정성 측면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팀업은 팀업 깃허브를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오픈 API를 연계해서 사용할 수 있다. CRM, 인사관리, 전자결제 등 다양한 기능들을 현재 연계해서 사용 가능하다. 특히 챗봇 서버를 따로 마련해 둬서 챗봇을 팀업에 손쉽게 저굥해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페이스북 '엣워크' 시스코 '스파크', 네이버 '라인웍스' 등 국내외 기업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과 달리 누군가가 아직 제대로 선점하지 못한 국내 시장에서 향후 몇년간은 기업용 메신저 시장을 리딩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생산성 향상도 빠르게 이뤄지길 바란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