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지난해 말 국내 대표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비트'가 문을 닫았다. 한때 무료라는 강점으로 사용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저작권료 산정 기준, 추가 투자 유치 실패, 자금난 등으로 인해 서비스 운영이 힘들어진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설 곳을 잃고 있다. 반면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사용자 절반은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무료 음원 서비스는 문을 닫고 있는 반면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종료에 대한 원인으로 음원 이용료인 '저작권료'를 지목했다.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광고를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가 음악을 청취했을 때 광고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수익원은 음원판매가 아닌 광고다.

하지만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개발, 서비스를 하고 있어 광고 단가가 낮은 편이다. 따라서 서비스 수익으로 음원에 대한 음원 사용료인 저작권료를 지불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고, 이 점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국내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은 음원 사용료 3.6원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무료 음원 서비스는 7.2원을 지불해야 했다. 이에 무료 음원 서비스사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과 같은 가격을 지불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지난해 1월 무료 음원 서비스의 음원 사용료는 4.56원으로 조정됐으나 비트는 수익성 악화로 인해 문을 닫게 됐다.

이로써 국내에 남아있는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삼성전자의 밀크, 구글의 유튜브를 포함한 몇몇 스타트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유튜브는 다른 경우에 해당된다. 밀크는 음원 판매의 수익 창출 목적보다 삼성전자에서 기기에 대한 유인책의 목적이 크며 유튜브는 동영상 플랫폼에 해당되기 때문에 서비스 방향이 다르다.

유료 음원 스트리밍 사용자 증가, 사용자인식, 사용자경험 등 견인

그렇다면 왜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사용자가 늘고 있을까? 최근 국제음반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이용자들의 약 47%는 유료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두명 중 한명은 돈을 내고 음악을 청취하는 것이다.

이처럼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 증가가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종료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 선미경 박사는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정액제로 듣는 것이 확산됐다"면서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문을 닫게 된 이유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 박사는 '소리바다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약 10여 년 전 소리바다는 사용자끼리 무료로 음원 파일을 검색, 다운로드할 수 있는 P2P(개인 간 개인)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음원제작자협회에서 저작권보호 등을 이유로 소송을 걸면서 이후 대다수의 무료 음원파일 공유 사이트는 유료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의 인식도 점차 개선됐다. 이전에는 사용자 대부분은 음원이 무료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불법 다운로드로 음악을 청취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이용자들도 '정당하게 돈을 주고 음악을 듣는다'는 인식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이밖에 사용자들이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에는 '사용자 경험(UX)' 면에서도 크다. 최근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다양한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음원 접근 방식부터 관련 영상 서비스, 프로모션 등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있다. 여기에 이용자들의 음원 소비 행태도 차트 중심으로 청취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차트를 제공하고 있는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음원 업계 한 관계자는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이 과거보다 훨씬 개선됐다"면서 "또한 고품질의 음원 서비스, 통신사와 연계한 스트리밍 상품,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등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의 호황은 계속 될것이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서는 상반된 평가를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 선미경 박사는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면서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의 유료화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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