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에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올해 1분기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7일은 공교롭게도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첫 번째 재판을 받는 날이기도 했다. 업계는 올해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갤럭시S8의 판매 호조와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영향으로 1분기보다 더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구속수사로 인한 리스크를 지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최순실 게이트에 이재용 부회장이 연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도 고공행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174만6천원으로 11월을 마감한 삼성전자 주식은 7일 현재 208만원으로 30만원이상 올랐다. 같은기간 시가총액도 47조 이상 늘어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작년 12월 국회 청문회장에 들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재용 부회장 재판으로 인한 리스크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어서 이재용 리스크는 거의 지워졌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국의 주식시장에는 오너리스크에 대한 면역력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두 축인 반도체와 모바일 부문의 올해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이재용 리스크를 지울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는 낸드플래시와 D램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시스템반도체(LSI)수요도 꾸준히 늘어 삼성전자가 견조한 수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갤럭시노트7사태 이후 내놓는 첫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8도 국내외의 호평을 받으며 판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하지만 대규모 투자와 신성장 사업 개척등과 같이 굵직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이재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세부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없더라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적기에 대규모 투자 등을 결정할 수 있다”며 “당분간 삼성전자 실적이 잘 나오더라도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강한 국내 대기업에서 총수 부재상황에서 큰 결정을 내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미 결정된 사안은 모르겠지만 신사업분야 결정, 대규모 투자에서는 오너리스크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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