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로 잘 알려진 블록체인이 차세대 금융 보안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1년 내 전세계 은행의 80%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의 경우도 행정자치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선정한 '2017년 10대 기술트렌드'에 블록체인이 한자리를 차지했다. 블록체인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특히 뜨겁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이미 국제 블록체인 컨소시엄(R3CEV)을 맺고 공동 블록체인 시스템 개발 및 국제 표준 도입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도 대형 금융사를 중심으로 R3CEV에 참여하고 이와 더불어 금융투자협회와 25곳 국내 증권사 등이 모여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또한 블록체인 관련 기업, ICT 기업, 학계,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이 블록체인 기술의 확산을 주도하기 위해 '블록체인 오픈포럼'도 지난달 31일 창립 했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 높아지는 가운데 산·학·연 모두가 선점을 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 중에서 금융 분야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에 최적의 분야로 꼽히며 앞다투어 치열한 경쟁을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이용한 비트코인의 거래 절차 (자료=KB금융지주)

블록체인은 지난 2008년 암호화 가상 전자 화폐인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로 시작됐다. 당시에는 생소한 데이터 분산 저장 관리 방식을 적용해 디자인됐다. 쉽게 말해서 '블록'이 '체인'처럼 연결된 형태로 정보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은 구성된 정보를 모든 거래 참가자들에게 각자 동일하게 분산해 나눠주고 필요한 경우 나눠준 정보를 합쳐 내용의 정합성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블록체인은 기존 정보 보안 방식이 중앙 시스템을 통해 관리가 이뤄진 것과는 달리 사용자 개별적으로 '분산 공동 장부'를 갖게 된다.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용자가 동일한 내용을 보유하게 되며 특정 데이터에 대한 위·변조는 불가능하다.

한상욱 한국전자인증 인텔리전트 시큐리티랩 팀장은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기반 기술로 데이터의 위·변조 방지에 집중된 보안 인증 기술 중 하나"라며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 참가자가 확보된다면 사용자가 증가할 수록 위·변조 가능성은 극도로 낮아진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사 및 IT 기업들의 블록체인 투자 타임라인 (자료=삼성SDS)

지난 2015년 이전까지는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과 함께 ICMB(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가 확산되면서 금융사뿐만 아니라 IBM,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삼성SDS, SK C&C, LG CNS 등 IT 기업들이 본격적인 블록체인 기술 개발 경쟁에 나섰다.

송광우 삼성SDS 상무는 "블록체인 기술은 지난 2008년 이래로 비트코인에 대한 데이터 유출에 따른 보안 사고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어느 정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보안 검증은 끝난 상태로 이제 이를 토대로 금융 분야 뿐만 아니라 여타 산업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 과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사들이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에 블록체인과 생체인증을 결합한 방식으로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사진=LG CNS)

현재 국내 블록체인 기술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KB국민카드가 지난해 10월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간편인증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반의 비밀번호 개인인증을 상용화했다. 이를 통해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 6저라룰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본인인증이 가능하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기술을 지문인식과 결합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결제, 로그인 등에 적용했다. 또한 올해 중 카드포인트 관리 시스템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이달 중 각각 신한퓨처스랩과 삼성SDS와 협업을 통해 카드 포인트 통합관리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카드사뿐만 전북은행,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해부터 자사의 인터넷뱅킹 로그인에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오픈키체인이나 지문인증 방식을 적용해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도 올해 중 블록체인 기술을 인터넷뱅킹에 도입할 준비 중이다.

여신금융협회의 '2017년 3월 여신금융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금융시장 전반에서 보안성과 경제성을 갖춘 효율적인 기술로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블록체인을 통해 서비스개선과 보안 안전성 확보뿐만 아니라 비용감소라는 가치를 추구할 수 있게 돼 금융시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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