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오는 7일부터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예약 판매가 시작됩니다. 최근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번호이동건수를 보면 이동통신시장은 조용한 모습인데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각 대리점과 유통점들은 이통3사와 달리 각자 사전 예약판매를 받고 있고 삼성전자도 갤럭시S8을 전시한 체험 마케팅 존을 뉴욕과 런던에서 공개하자마자 다음날 바로 설치했습니다. 제조사나 이통사 모두 갤럭시S8 특수를 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G6의 성적은 부진합니다. LG전자와 같은 계열사인 LG유플러스의 경우 G6 출시 초반 이통3사 전체 판매의 50%에 육박할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관심이 갤럭시S8로 집중되자 ‘갤럭시S8 체험단 8888명 모집’ 행사까지 열며 갤럭시S8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갤럭시S8 체험단 8888명 모집’의 경우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SK텔레콤과 KT 등 타사고객 8888명을 대상으로 갤럭시S8을 한 달간 무료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체험단이 되면 통신비 납부가 가능한 3만 포인트를 받을 수 있지만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해야 합니다.

한 달이 지나면 갤럭시S8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위약금이나 할부금을 면제받고 다른 단말기로 교체할 수도 있습니다. 갤럭시S8을 해지하고 다른 통신사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광화문 KT스퀘어에 전시된 갤럭시S8

하지만 타사 가입자들만 대상으로 3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은 단통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가입유형에 따라 이용자를 차별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도 시정 권고를 내렸습니다.

LG유플러스가 계열사의 스마트폰인 G6 마케팅에 나서지 않고 단통법 위반 논란까지 일으키며 갤럭시S8 체험단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분위기가 이미 기울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SK텔레콤과 KT는 갤럭시노트7 때와 같이 갤럭시S8에도 1호 개통 고객 등 사전예약 고객을 위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LG유플러스는 대신 가입자 뺏기만 주력하기 위해 체험단 마케팅을 펼친 것으로 보입니다.

광화문 KT스퀘어나 종각역 티월드카페 등 이통사의 직영 대리점에서 행사는 그동안 열려 왔습니다. 갤럭시노트7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유명 연예인을 부르고 1호 개통자에게 1년 통신비 무료나 UHD TV 등을 제공했는데, 그만큼 갤럭시노트7이나 갤럭시S8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이통사들이 신경을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통사들은 왜 이리 자체 행사까지 벌이며 갤럭시S8 마케팅에 나서는 걸까요? 바로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는 아이폰7이나 갤럭시S8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만한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작년 하반기에 LG유플러스가 전용폰으로 출시한 화웨이 P9의 경우 일평균 100대 팔리며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아직 국내 소비자에게 중국 제조 업체 스마트폰은 프리미엄폰이라고 하더라도 저가폰이라는 인식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P9이 경쟁 제품보다 30만원 더 저렴해도 사람들이 구매를 하지 않는다”며 “화웨이가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 중저가 폰으로 시작했는데, 차라리 프리미엄 라인업을 먼저 선보였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G6의 성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이제 시장을 장악할 만한 스마트폰은 갤럭시S시리즈나 아이폰 밖에 없습니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높아 초반 품절 현상까지 발생했던 갤럭시노트7과 달리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8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태 이후 갤럭시S8의 성공에 운명이 걸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시장 활성화를 원하는 대리점과 유통점, 그리고 가입자를 지키거나 뺏어야 하는 이통사들의 상황이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이 펼쳐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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