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이자 25년 만에 제 1금융권에 진입한 케이뱅크가 3일부터 은행 업무를 본격 개시했다. 케이뱅크는 일반적인 시중은행과 달리 오프라인 점포가 없고, 은행원을 만나지 않아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케이뱅크는 모바일, 인터넷 기반으로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돼, 고객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케이뱅크는 비점포‧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절약한 비용을 고객에게 혁신적인 금융 상품으로 돌려주겠다는 전략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예전에는 고객이 은행을 찾아가야 했지만 이제는 은행이 고객을 찾아가는 시대가 왔다”며 “케이뱅크는 앱만 있으면 주말, 공휴일 구분 없이 모든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영업점과 대규모 인력이 필요치 않다. 절감된 비용은 제1금융권 수준의 금융 혜택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사회초년생, 소상공인 등이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 실적에 따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주거나 이자 대신 지니 뮤직의 음원 이용권을 주는 등 이전과 다른 금융 서비스를 선보였다.

계좌 개설 10분이면 끝, 체크카드 발급 없이도 이용 가능

케이뱅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 웹 사이트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 앱은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앱을 실행하면 회원가입 창이 뜬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을 입력하고,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의 신분증은 직접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서 올리면 된다.

케이뱅크 앱의 회원가입 화면.

회원 가입을 하면 듀얼K 입출금 통장이 자동으로 개설된다. 발급받을 수 있는 체크카드 종류는 두 가지다. 통신요금 납부 실적에 따라 일정 수준의 현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케이뱅크 체크카드 통신캐시백형’과 케이뱅크 사용 실적에 따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하는 ‘케이뱅크 체크카드 포인트 적립형’이 있다.

체크카드 없이 GS25 편의점 ATM기에서 계좌번호 입력만으로도 입출금 할 수 있는 무카드 거래 서비스도 있어 본인이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본인 인증 절차는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상담사가 영상통화를 통해 주민등록상의 사진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방법과 타 계좌에서 케이뱅크 계좌로 입금하는 방법이 있다. 영상통화로 인증을 시도 했으나 오픈 첫 날이라 대기자가 몰려 장시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타 계좌로 입금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인증을 마치고 나면 계좌 개설이 완료된다. 계좌를 개설하는데 걸린 시간은 10분 내외였다. 계좌 개설을 위해 은행 지점에 방문하고, 은행원과 대면해야 하는 시간 등과 비교하면 월등히 적은 시간이다.

기본 입출금 계좌에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 혜택 제공

케이뱅크는 현재 다섯 종류의 예‧적금 상품과 세 가지 대출 상품을 구성했다. 케이뱅크의 기본 통장인 ‘듀얼K 입출금통장’은 일반적인 입출금 서비스와 함께 정기 예금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정 수준의 ‘남길 금액’을 설정하고 이 금액을 한 달간 유지하면 최대 연 1.2%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은 저축은행 평균 예금 금리인 최고 연 2.0%의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시 주주사에서 제공하는 ‘코드번호’를 입력하면 연 0.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현금 이자 대신 지니뮤직 이용권을 받을 수 있는 ‘뮤직K 정기예금’도 있다. 음원 이용권의 가치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의 가치보다 2배 이상 높다. ‘플러스K 정기예금’은 최고 연 2.05%(36개월 기준) 금리를 제공하고 연 2.65% 금리를 제공하는 ‘플러스K 자유적금’도 있다.

케이뱅크 '듀얼K 입출금통장' 안내 화면

고금리 대출해야 하는 고객, 케이뱅크서 중금리 대출 가능

케이뱅크는 신용도가 낮아 제2금융권 등에서 고금리 대출 상품밖에 이용할 수 없는 고객을 위한 ‘슬림K 중금리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중금리 대출 상품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한 신용평가모형이 새롭게 적용됐다. 신용도가 낮은 고객 중에서도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하거나 우량 중신용자는 보다 나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통신비 납부 이력 등이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이 상품은 사회초년생 등의 청년이나 소상공인들이 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금과 이자 납부 실적에 따라 다음 달에 연 1.0% 수준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연체가 발생하지 않으면 우대 금리 적용도 유지되며, 설령 연체를 하더라도 다시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하면 우대 금리 적용도 회복된다.

슬림K 중금리대출은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한 고객이나 우량 중신용자가 보다 나은 금리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전월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하면 다음달에 연 1.0%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연체가 없으면 우대금리 적용도 지속되며,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다시 원리금이 정상적으로 납부되면 익월 우대금리 적용도 회복된다. 대출 기간동안 빠짐 없이 우대 금리를 받은 사람은 다음 대출 시 대출한도가 늘어난다.

이외에도 ‘미니K 마이너스통장’은 지문인식만으로 연 5.50% 금리로 최대 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며, ‘직장인K 신용대출’은 재직증명서 혹은 소득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정보만 있으면 신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케이뱅크는 향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것을 비롯해 AI, 머신러닝을 적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그 예다. 또한 KT의 AI 비서 ‘기가지니’를 활용한 카우치 뱅킹 등의 융합 서비스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케이뱅크를 통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되고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0시 오픈과 동시에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장시간 상위권을 차지했다. 케이뱅크는 이날 오후 6시 30분까지 신규 고객 가입자 수가 2만명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전시존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임종룡 금융위원장(좌측부터) (사진=케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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