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오은지 기자] 삼성전자가 CMOS이미지센서(CIS) 300mm(12인치)를 증산한다. 수요 증가세에 대응하면서 소니의 독주도 견제하기 위해서다.

29일 KIPOST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도 화성 11라인을 개조해 CIS를 생산할 계획이다. 그동안 D램을 생산하던 공장이다.

지난해 10월 소니는 자사 CMOS이미지센서 생산량을 300mm(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7만장에서 7만3000장으로 늘리고, 전면가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4년과 르네사스의 야마가타 공장을 매입해 300mm CIS 투자를 단행했고, 2015년에는 도시바 CIS 사업을 인수하면서 나가사키 테크놀로지 센터를 개소했다. 소니가 생산하는 CIS 물량은 연간 약 9억개다.

소니 CIS 생산 현황. (자료=소니 홈페이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300mm 웨이퍼 기반 CIS는 3만장을 증산하면 4만5000장 가량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삼성이 공급한 CIS(200mm 웨이퍼 기반 포함)는 7억5000~8억개 수준이다. 삼성은 고성능 ‘아이소셀(ISOCELL)’ CIS를 주로 300mm 웨이퍼로 생산하고 있다. 올해 말이면 수량 면에서 소니에 필적하거나 능가할 수 있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CIS 사업 구조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아이소셀(ISOCELL)'을 이용한 800만화소 CIS. (사진=삼성전자)

카메라 수요 증가, CIS 증산 이끈다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출하량은 45억대에서 48억대로 6.7% 증가했다. 올해는 52억대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수요는 25억대에서 정체됐지만 카메라 수요 증가세는 견조하다.

모바일 카메라 모듈 출하량. (자료=KB투자증권 제공, 단위: 억대)

듀얼카메라를 채택하는 스마트폰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7플러스’, LG ‘V20’, 화웨이 ‘P9’ 등 고성능 스마트폰에 탑재되던 듀얼카메라가 중저가폰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카메라 자동초점(AF) 구동칩 업체인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올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AF 기능을 갖춘 듀얼카메라 신제품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보안, 자동차용 카메라 수요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보안 카메라 시장은 지난해 1억1800만대, 올해 1억2800만대, 1억3700만대로 지속 성장한다. 전하결합소자(CCD) 기술을 거의 대체해 보안 분야 이미지센서 90% 이상이 CIS다. 차량용 카메라 시장은 지난해 7500만, 올해 9400만, 내년 1억1100만대로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다.

보안·차량용 카메라 출하량. (자료=TSR, 단위: 백만대)

파운드리 업계, 300mm 투자 고민

CIS 3위 업체인 옴니비젼은 대만 TSMC와 중국 우한신신(XMC) 300mm 공정을 사용해 CIS를 생산 중이다. CIS 1~3위 업체가 300mm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 업계도 300mm 팹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한국 200mm 파운드리업체들의 움직임을 주목할만 하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도 자사 CIS 생산을 위해 300mm 웨이퍼를 활용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청주 M8라인 200mm 팹에서 CIS를 생산하고 있지만 실리콘화일을 인수한 조직인 자사 CIS사업부 외에 고객사는 많지 않다. 생산 품목도 800만 화소 이하 제품에 머물러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해야 한다.시스템반도체 투자를 하든 사업을 정리하든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동부하이텍의 300mm 투자 여부도 관심이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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