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스마트폰 지문인식 모듈이 올해 격변을 맞이할 전망이다. 지문인식 스캐너가 지문 인식 뿐만 아니라 심박수나 체내 혈류를 파악하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자체적으로 지문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 개발돼 이르면 올해 안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에 적용되는 지문인식 모듈이 단순 지문 인식 기능을 넘어 체내 혈류를 감지하는 기능이 추가되는 등 고급화‧특수화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지문인식 모듈 제조사 크루셜텍은 ‘안티 스푸핑(Anti Spoof)’ 지문인식 모듈을 개발해 올해 안에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에 지문인식 모듈을 공급하고 있고, 소니와 화웨이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안티 스푸핑 지문인식 모듈은 위조지문 방지 솔루션으로, 지문 인식과 동시에 사람의 심박수도 인식해 이중으로 보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모듈은 손가락 안에 흐르는 혈액을 감지해 실리콘 등으로 조작한 지문을 걸러낸다.

크루셜텍 관계자는 “안티 스푸핑 지문인식 모듈은 기존의 모듈보다 보안성이 크게 강화된 제품”이라며 “이번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는데 고객사들에 반응이 좋았다. 올해 안에 모바일에 탑재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손바닥, 손등의 정맥 등을 활용한 모바일 생체 인식 모듈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S 시리즈에 지문인식 스캐너를 공급해 온 미국 기업 시냅틱스 또한 올해 초 가짜 손가락과 실제 손가락을 구별할 수 있는 안티 스푸핑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시냅틱스는 안티 스푸핑 지문인식과 함께 안면 인식 기술을 결합한 형태의 솔루션도 선보여 스마트폰의 보안 기능을 대폭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크루셜텍이 개발한 일체형 지문인식 디스플레이 (사진=크루셜텍)

디스플레이가 자체적으로 지문 읽기도

최근 화면 테두리를 최소화하면서 물리 홈 버튼이 사라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일체형 지문인식 디스플레이도 개발되고 있다. 이 디스플레이는 별도의 물리 버튼 없이 디스플레이에 내장된 센서가 손가락의 지문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현지시간) 선보이는 갤럭시S8에도 이 디스플레이 적용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의 지문인식 센서를 기기 후면으로 이동시켰다. 그러나 샘모바일, 폰아레나 등 IT 전문 외신의 설문조사 결과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다수는 지문인식 스캐너가 앞면에 위치하길 희망하면서 일체형 지문인식 디스플레이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업체로는 크루셜텍이 일체형 지문인식 디스플레이를 2012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최근 스마트워치 화면 크기의 부분 지문인식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지문인식 범위를 전체로 확대한 디스플레이는 내년 중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은 올해 가을에 선보일 아이폰8(가칭)에 일체형 지문인식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이란 전망이 일부 외신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달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기존 아이폰 홈 버튼에 내장된 지문 인식 스캐너를 사용하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이 자체적으로 지문을 읽을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받으면서 그 가능성은 점차 이목이 몰리고 있다.

스마트폰 지문인식 모듈 업체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는 이유는 지문인식 스캐너가 스마트폰의 보편적인 부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후발 주자들이 늘어났고, 스마트폰 제조사 또한 이전보다 우수한 성능의 부품을 요구하면서 제품 고급화와 차별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프린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중 지문인식을 채택한 스마트폰의 비율은 2013년 3%에서 2014년 14%, 2015년 25%로 꾸준히 증가해 올해는 52%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홍채 인식 등 다양한 생채 인식 모듈이 나오고 있지만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손에서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 스마트폰을 작동할 수 있는 지문 인식이 편의성 면에서 더 우수하다”며 “지문인식에 지정맥 인식이나 심박수 인식 등의 추가로 보안 문제도 해결되면 더 각광 받을 수 있는 모듈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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