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최근 숙박 O2O 업계가 위기에 직면했다. 기존에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숙박 이미지를 바꾸는 데 노력해 온 터라 충격이 더욱 크다. 숙박앱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야놀자부터 그 뒤를 바짝 쫒고 있는 여기어때까지 국내 대표 두 숙박앱의 논란이 연달아 이어졌다.

숙박앱 선두주자인 야놀자는 최근 가맹점에서 성매매가 이뤄진 것을 알고도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야놀자 측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이 있다"면서 "성매매 장소 제공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야놀자의 경영 철학과는 정반대의 일이라 논란은 더욱 컸다. 그동안 야놀자는 놀이문화를 선도하며 숙박 시장 양성화를 위해 노력했다. 최근에는 창립 12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션으로 '누구나 마음 편히 놀 수 있게'로 바꾼 것도 그 일환이다.

또 지난해에는 모텔, 호텔뿐만 아니라 게스트하우스, 캠핑, 한인민박 등 전 숙박업소를 아우른 종합숙박 플랫폼으로서의 진화를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야놀자에서는 '모텔 앱'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왔다. 이처럼 숙박 업계의 혁신적인 비전, 문화를 선도해왔기 때문에 야놀자 측에서 몰랐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것은 분명하다.

여기어때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공지 (사진=여기어때 홈페이지)

여기어때에서는 숙박 업계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이메일, 연락처, 이름 등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개인정보 유출 건수는 약 4천 여 건으로 더 많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더 논란이 된 것은 해커들이 이용자들에게 "00님 0월 0일에서 하셨나요"라는 내용을 이용자들에게 보낸 것이다.

당초 여기어때 측에서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e프라이버시 인증마크를 획득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배후로 섣불리 중국을 지목한 것도 무리가 있다. 이에 여기어때가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책임을 중국에게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조차 아직 논의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여기어때 리뷰에는 "보상은 어떻게 해줄 것이냐", "해킹에 대한 적극적인 알림과 대처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이용자들의 이의제기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여기어때 측에서는 "현재는 2차 피해확산, 범인을 잡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마무리되면 피해보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기술적 보안 책임을 면피하는 비판과 함께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 논의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처럼 연이은 사건으로 인해 두 숙박앱은 큰 타격을 받았다. 투자 유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더러 이용자들에 대한 신뢰도는 두 말 할 것도 없다. 지금까지 숙박앱 업계가 쌓아왔던 노력들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 번에 무너진 만큼 두 숙박앱은 처음부터 다시 신뢰도를 쌓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특히 지난해 러브 모텔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기 위해 '종합 숙박 플랫폼'을 선언한 두 숙박앱은 다시 한번 음지에서 양지화하기 위한 오르막길을 다시 걸어야 한다. 그만큼 지금까지 두 앱으로 인해 숙박 업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개선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숙박 O2O 업계에 나란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무너진 이용자들의 신뢰 탑을 다시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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