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IBM '왓슨' 등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AI를 기반으로 한 채팅형 대화서비스 챗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24시간 고객 대응 시스템을 운영 중인 금융권에서 AI 챗봇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 금융권에 챗봇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디바이스 기기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금융 정보를 손쉽게 알 수 있다.

AI 전문가들에 따르면 AI 기술의 발전으로 챗봇이 고도화된다면 향후 금융권 콜센터가 가장 빨리 챗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챗봇은 통계 기반의 빅데이터를 구축해 특정 키워드를 통한 사용자 질문에 응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기존 자동응답 시스템 등과 유사하다. 최근에는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연어 처리 등으로 키워드뿐만 아니라 문맥의 의미를 분석해 사용자 질문에 최적화된 응답이 가능해지고 있다. 여기에 텍스트 음성 합성(TTS) 기능이 추가되면서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챗봇도 연구 개발 중이다.

금융권 챗봇 적용된 곳은?

국내 금융권에서도 이미 알게 모르게 몇 곳에 챗봇이 적용된 상태다. NH농협 '금융봇', 동부화재 '프로미 챗봇', 라이나생명 '챗봇', P2P업체 8퍼센트 '에이다', 신한카드 '판페이봇' 등이 서비스 중이다. 이외에도 국민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이 현재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의 금융봇, 카카오톡을 통해 통계 기반의 자동응답 방식과 유사한 챗봇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자료=NH농협)

NH농협의 금융봇과 동부화재 프로미 챗봇은 카카오톡을 이용한 챗봇 서비스로 카카오톡에서 친구 추가를 한 뒤 '상품안내', 'FAQ(자주 묻는 질문) 등을 사용 가능하다. 특히 농협의 금융봇은 사용자가 질문을 하면 키워드에 따른 유사한 질문 대화창을 보여주고 사용자가 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시나리오' 기반 챗봇이다. 기존의 통계 기반의 자동응답 방식과 유사하다.

라이나생명 챗봇은 IBM 왓슨의 응답 알고리즘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마찬가지로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질문을 입력하면 의미를 분석해 최적화된 응답을 보여준다.

P2P업체 8퍼센트가 제공 중인 '에이다' 챗봇, 현재 금융권에 도입된 챗봇 중 학습 기능이 포함돼 있다.(사진=8퍼센트)

8퍼센트 에이다는 국내 AI 스타트업 데이터나다가 만든 챗봇으로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제공 중인 금융 챗봇 서비스 중 시나리오 기반이 아닌 자연어 처리 기반으로 동작해 사용자의 질의에 유사 대답을 선택하는 방식이 아닌 최적화된 응답이 바로 제시된다.

신한카드 판페이봇은 신한카드의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제공되는 서비스로, 구글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신한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 후 사용자의 지출 내역 관리와 같은 가계부 기능을 제공해준다. 또한 사용자 데이터를 학습해 생활 편의를 위한 맛집, 여행 정보, 금융 정보 등 추천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KB국민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이 올해 중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재 금융권 챗봇 한계는?

챗봇을 개발하고 있는 IT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금융권에 적용되고 있는 챗봇 서비스들은 사실상 AI 기반 서비스라고 말하기는 힘든 수준인 상태다. 기존의 통계기반의 자동응답 기능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이다.

통계기반의 자동응답 기능의 확장판에 불과해 현재 금융권에서 도입된 챗봇은 사용자가 질문을 하면, 챗봇은 저장된 데이터에서 키워드를 찾아내 유사한 답변을 리스트로 보여주는 시나리오 챗봇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용자가 질문을 어렵게 하거나 문장이 길어지면 제대로 된 답변이 어려워진다.

이에 대해 반승욱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챗봇 서비스는 사용자의 다양한 질문에 대한 의미를 분석할 수 있는 자연처 처리 기술에 따라 성능 차이가 발생한다"라며 "한국어에 대한 자연어 처리 기술이 축척되면 현재 사용 중인 자동응답 수준의 챗봇에서 실제 전문가와 대화하는 수준의 챗봇 서비스를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도입된 챗봇 서비스 중 대부분이 통계 기반의 챗봇으로 사용자 질문에 바로 학습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간 챗봇은 8퍼센트의 에이다 유일한 상태다. 나머지 서비스들은 Q&A를 챗팅으로 보여주는 수준에 머물려 있다.

하지만 AI와 자연어 처리, 음성인식 기술 등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실제 금융 전문가와 대화하는 수준으로 챗봇의 성능이 개선될 전망이다.

또다른 국내 IT업체 관계자는 올 상반기 IBM 왓슨의 한국어 버전인 SK C&C의 에이브릴이 출시되면 한국어 기반의 챗봇뿐만 아니라 음성대화 영역도 크게 올라갈 것이며, 향후 금융권 콜센터의 모든 업무에 AI가 도입되면서 좀더 진화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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