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상명하복'의 경직된 우리나라의 기업문화가 점차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이색적이면서 톡톡튀는 기업문화를 이끌고 있는 곳은 주로 외국계 기업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받아 국내 IT기업과 스타트업에서도 자유롭고 유연한 스타트업 문화를 표방해 일하는 효율을 높이고 있다.

그 중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스포카 등을 찾아가 그들만의 기업문화를 들여다 봤다. 카카오는 ‘카카오 왕국’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회사 안에 모든 복지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한 시설과 휴식제도가 눈에 띄었다. 우아한형제들은 기업에서 찾기 힘든 ‘따뜻한 인간미’를 내세웠다. 직원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전담팀부터 직원들의 바람을 적어두는 버킷리스트가 대표적이다.

또 스포카는 회사의 직원은 주인이라는 듯 경영진과 직원들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건의사항까지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이처럼 최근 기업에서도 직원들을 향해 귀를 열고, 마음의 문을 열고, 건강과 심리적 안정까지 챙겨주고 있다. 회사와 직원들의 벽이 허물어진 이색 기업문화를 소개한다.

카카오, “직원들이여, 건강을 위해 마음껏 누려라”...안마, 지압부터 방학까지

전문상담, 명상을 할 수 있는 카카오의 '톡테라스'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직원들에게 일하기 좋은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는 점이다. 우선 카카오는 전문 안마사에게 안마, 지압 등을 받을 수 있는 ‘톡클리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공인 안마사 자격을 갖춘 헬스키퍼 5명이 사내에 근무하고 있어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응급상황 대비, 건강관리 등을 위한 양호실 ‘톡의보감’도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몸이 좋지 않은 직원들은 일반의약품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상처를 치료할 수도 있다. 또 질병, 사고로 직원이나 직계가족이 다쳤을 때 통원 치료비, 입원비로 최대 3천만원을 지원한다.

카카오는 직원들의 정신건강까지 책임진다. 카카오의 ‘톡테라스’는 전문상담,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카카오 직원들은 매일 오전 두 차례 15분간 명상시간을 가진다. 또 1:1 고민상담도 할 수 있다. 이밖에 긴 생활의 직장생활로 지쳐 충전이 필요한 직원들을 위해 3년 근속마다 한 달 동안의 안식 휴가를 부여한다. 이 기간에는 급여와 함께 휴가비 200만원이 별도 지급된다.  
 
우아한형제들, “따뜻한 인간미로 승부한다”

우아한형제들의 '버킷리스트'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무엇보다 인간미가 돋보이는 기업이다. 우아한형제들에는 일반적인 조직의 인사팀 외에 ‘피플팀’을 두고 있다. 피플팀은 직원들을 마음으로 살피고 관심, 애정을 쏟는 엄마 역할을 한다. 직원들 중 누군가 아프거나 힘들어보이면 약을 챙겨 주기도하고 병원에 데려가기도 한다. 또 걱정 등이 있다면 함께 고민을 해주면서 관심을 쏟는다.

전 직원들이 함께 있는 단체 채팅방도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 채팅방에서 공지사항도 전달하고 있지만 수다도 떨고, 생일을 맞은 직원들을 축하해주기도 한다. 또 우아한형제들은 대표, 직원들과 함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한다. 원하는 회사의 모습을 두 가지씩 적어 포스터로 만든다. 실제로 회사 설립 당시 ‘한적한 곳에 위치한 회사’, ‘한 달에 한 번 치킨 먹는 회사’ 등을 실제로 이뤄냈다. 

이밖에도 눈에 띄는 점은 근무시간으로 4.5일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4.5일제란 전직원들이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는 제도다. 매주 월요일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유치원, 학교 등을 데려다 줄 수 있으며 여유롭게 출근할 수 있으며 올해부터는 주 35시간 근무를 도입했다. 또 ‘지만가’라는 제도도 있다. ‘지만(저만) 집에 갑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뜻으로 생일을 맞이했거나 배우자, 자녀, 부모님, 부모님 결혼 기념일에는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다. 피플팀은 직원들이 이러한 기념일을 잊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모님 생신 일주일 전 미리 알려주고, 당일에 등떠밀어주는 역할도 한다.

스포카, “회사의 주인은 직원”...맞춤형 지원부터 경영진과의 대화까지

경영진과 대화하는 직원들 (사진=스포카)

포인트 적립 서비스 도도포인트를 서비스하는 스포카는 직원들의 복지 혜택을 아끼지 않는다. 그것을 증명해주는 시스템으로는 ‘교육비 지원’, ‘사내 동호회 지원’이다. 교육비 지원의 경우 직원들이 직무와 관련된 외부 교육을 회사에서 지원한다. 현재는 1년에 1인당 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사내 동호회 지원의 경우 동호회 종류도 다양하고 독특하다. 요리, 풋살, 클라이밍, 맛집탐방 동호회가 있어 다른 팀과의 친목도 다질 수 있다.

또 다른 독특한 문화로는 매주 경영진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스포카 경영진은 4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경영진들이 각자 일주일에 2시간을 정해 회의실, 카페에서 직원들을 기다린다. 이 시간에는 평소 경영진과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나 건의사항, 개인적인 이야기 등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다. 이 문화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사람에 한해 자유롭게 이뤄진다.

이밖에 채용 과정도 주목할만하다. 스포카는 영업, 개발, 디자인, 마케팅, 재무 등의 팀으로 구성됐는데 영업의 경우 1차 면접을 통과한 지원자들은 실제 매장에 가서 영업팀장의 영업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당일 밤까지 지원자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회사 비전, 예상했던 업무와 일치할 경우 지원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