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개최되는 KT 주주총회에서는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 여부가 공식 결정된다. 황 회장의 연임은 유력하다. 역대 최고의 실적은 물론, 5G를 기반으로 한 4차산업혁명 주도 등 회사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황 회장의 추진력은 그 누구 보다 믿음직하다. 다만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는 인상을 주는 회사의 지배구조 개편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KT는 지난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은 22조7437억원이고 영업이익은 1조4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나 증가했다. 특히 실질적인 매출인 '서비스 매출(단일 판매 제외)'은 20조70억원으로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포화상태인 국내 통신시장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상당한 호실적이다.

실적뿐 아니라 KT 미래에 대한 CEO의 메시지도 분명하다. 5G 기반의 지능형 네트워크를 구축해 4차산업혁명의 대동맥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황 회장의 비전이다. KT가 5G 지능형 네트워크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 변모해 우리나라 산업 전체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KT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다양한 5G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며,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기가 인프라 확산,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의 ICT 융합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은 구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과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

지난 3년간 보여준 황 회장의 경영능력과 전략에 대한 평가는 후하게 줄 수 있다. 영업이익 1조원대 복귀 등 경영위기 극복, 기술고도화와 더불어 미래먹거리 확보는 KT를 이끌어 왔던 이전 CEO들과 비교한다면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실적과 미래비전을 동시에 보여주는 CEO. 당연한 말이지만, KT는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CEO에 대해 주주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 1월 CEO추천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황 회장을 추천해 연임이 결정된 이유다.

다만 이러한 황 회장의 연임에도 반드시 넘어야 할 장벽은 있다. 여전히 KT가 정치적 외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황 회장의 연임에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러한 외압을 차단할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CEO의 의지가 필요하다.

지난 14일 윤소하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KT 이사회 개혁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KT의 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 임순택 KT새노조 위원장은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CEO 리스크가 끊이지 않았다. 이는 KT에 견제 역할을 해야할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KT는 최대 주주가 지분 10.47%를 보유한 국민연금으로 주인 없는 회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렇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시대가 바뀌었다. 이 시점에 연임하는 황 회장이 KT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는 명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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