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세계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5G는 LTE 대비 전송속도는 약 270배, 지연 속도는 30배 이상 빠른 이동통신으로,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이 시장의 규모는 2020년 378억 달러(43조6779억원)로 추정된다. 국내 5G 예상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1063억원, 2025년엔 약 3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국제표준화단체인 3GPP는 2020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표준화 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특히 올해는 향후 5G 국제 표준의 토대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해로,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5G 표준화 주도와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국내외 5G 시장규모. (사진=KT경제경영연구소)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5G 표준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 노력과 함께 해외 통신사업자와 제조사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KT는 최근 AT&T와 퀄컴, 에릭슨, 삼성전자 등 글로벌 이통사와 제조사와 함께 5G 전송기술부터 핵심 연동기술까지 포함하는 18개 5G 핵심기술들을 3GPP 표준 과제에 반영했다. KT는 지난해 6월부터 NGMN(글로벌 이동통신사 연합 협의체)의 의장을 맡고 있는데, NGMN 대표 자격으로 3GPP에 5G 기술을 제안한 것은 KT가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라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지난 1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ITU 회의에서 360도 가상현실(VR) 생중계를 비롯한 KT 5G 시범 서비스 5개가 국제표준 초안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현재 KT는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를 서비스 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들과 평창 5G 규격을 만들어 기지국과 단말을 테스트 하고 있다.

SK텔레콤 또한 5G 기술 선점을 위해 유수의 기업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부터 AT&T, 도이치텔레콤, 에릭슨, 노키아, 삼성 등 글로벌 이동통신 및 장비업체 15개사와 함께 5G 표준화를 위한 ‘5G 글로벌 공동 협력체’를 구성했다. 5G 글로벌 협력체는 5G 기술에 대해 논의‧합의를 통해 3GPP에 기술 표준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은 국내 기업 처음으로 ‘5G 자동차협회(5GAA)’에 가입했다. 5GAA 독일 자동차 3사인 BMW, 벤츠, 아우디와 통신 네트워크 장비, 칩셋 제조사와 5G 기반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연구 등을 위해 구성한 협회다.

이후 SK텔레콤은 5G 기반의 커넥티드 카 ‘T5’를 BMW와 함께 공개한 바 있다. T5는 20Gbps이상의 속도로 데이터를 송수신하고, 1000분의 1초 단위로 기지국과 통신할 수 있다. 또 지난달 7일에는 세계 최초로 시속 170Km의 초고속 주행 환경에서 3.68Gbps 속도 시연에 성공했다.

SK텔레콤과 BMW가 공동으로 선보인 커넥티드 카 'T5'

최근에는 도이치텔레콤·에릭슨과 협력을 통해 5G 네트워크 인프라의 핵심인 ‘사업자 간 네트워크 슬라이스 연동’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독일 본에 위치한 도이치텔레콤 5G 연구소에서 시연하는데까지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5G 기술들을 시연하고 상용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험용 5G 기지국에서 31Gbps 속도 시연에 성공했다. 5G 네트워크 핵심 기술로 꼽히는 매시브 MIMO를 28GHz 초고주파 대역에서 초광대역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매시브 MIMO는 하나의 기지국에 연결되는 디지털 신호 전송 안테나 수를 기존 2~3개에서 100개 이상으로 늘려 여러 이용자에게 동시에 데이터를 전달하거나 특정 사용자에게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이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사와 함께 캐리어급 NFV(네트워크 기능 가상화) 기반 라우터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 하기도 했다. 라우터는 서로 다른 프로토콜로 운영하는 통신망에서 정보를 전송하기 위해 경로를 설정하는 역할을 제공하는 통신장비다.

LG유플러스는 최근에 노키아와 5G 핵심장비 ‘무선 백홀 기지국’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이 장비는 5G 기지국에서 UHD 동영상 등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과정 중 기지국으로부터 빌딩과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전파를 우회하는 역할을 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5G 선행 기술 개발과 더불어 네트워크 운영을 최적화해 서비스 품질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도 개발해 상용네트워크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초 5G 실현의 성공 여부는 2017년 성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5G 국제 표준화 작업에 대비해 국내외 통신사업자들과 글로벌 통신장비, 칩셋 제조사들의 합종연횡을 통한 표준화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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