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휴대전화 기술을 개발한 곳은 AT&T다. 하지만 지금 이 회사는 휴대전화를 팔지 않는다. AT&T 직원들은 휴대전화 기술을 개발한 후 '설마 이런 물건을 사람들이 사용하겠어?'라며 다른 기업에 싼 값에 기술 라이선스를 팔았다. 그게 모토로라다. 모토로라는 이 라이선스로 대박이 났다. 또 AT&T가 놓친 상품 중엔 인터넷도 있다. '인터넷, 과학자들이나 컴퓨터 전문가들만이 쓰겠지..'라며 이 사업의 기회도 눈 앞에서 놓쳤다.

똑같은 기술을 두고도 서로 다른 미래를 본 것이다. 이는 최근 방한한 시나리오 플래닝 분야의 미래학자 피터 슈워츠가 던진 말이다. 즉, 가능성에 도전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이야기 인데, IT 분야와 관련된 사람이라면 이 말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업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업체들간 기술 차이는 거의 없다. 기술 이야기는 예전만큼 이슈화되고 있지 않다. 제품의 컨셉이 보다 중요시되고 있고, 얼마나 적절한 시기에 먼저 출시하느냐가 관건이다. 모든 업체들이 가능성을 믿고 제품을 출시하지만 그 가능성을 얼마나 열어놓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지에 따라 성공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최근 기업용 통신 시장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통합 커뮤니케이션(UC)도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 놓고 보자. 업체들 마다 주장하고 있는 기술과 기능들은 크게 다를 바 없다. 껍데기만 다를 뿐 그 안의 컨텐츠나 기능들은 기존의 기술들을 그대로 녹인 것이다.

UC의 컨셉은 이미 만들어졌다. 이제 할 일은 가능성을 열고 시장에 적용시켜 나가야 한다. 기술적으로 제품간에 연동이 되니, 안되니 하는 이야기는 이제 지겨울 정도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이제 고객들과 부딪혀 보자. 여러 개의 시나리오를 준비하면 그만큼 가능의 영역이 커진다는 피터 슈워츠의 말을 되새기며..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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