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오은지 기자]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업계가 한국산 부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검증된 제품을 채택하려는 경향이 있어 앞으로 국내 부품 수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메이주는 오는 4월 출시 예정인 '메이주(Meizu) 프로7(PRO7)'은 삼성전자 '엑시노스9(8895)'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맵스의 트라이모드(자기유도형·공진형) 무선충전 칩, 아이엠텍 무선충전 모듈을 공급한다. 화웨이 역시 한국산 부품을 대거 채택했다. 지난달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선보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P10'은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크루셜텍의 정전식 지문인식모듈이 탑재됐다. 올해 하반기 출시할 중급 모델과 내년에 출시할 'P11'에는 맵스 무선 충전칩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중국 매출 비중을 점점 늘려가는 업체들이 있다. 실리콘마이터스는 오포·비보, 메이주에 스마트폰용 메인 전력관리반도체(PMIC)를 납품한다. 스마트폰에는 특정 기능을 위한 PMIC와 전체 전력을 제어하는 메인 PMIC가 쓰이는데, 메인 PMIC는 개발하기 까다로워 미국 맥심, TI 등 글로벌 대기업이 주로 진출하던 시장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자동초점(AF) 구동칩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동운아나텍의 주요 매출처도 중국이다. 수출액이 전체 AF구동칩 매출액의 4분의 3 가량이고, 대부분은 중국·대만 등 중화권에서 올렸다. 카메라 모듈 업체 엠씨넥스와 캠시스는 각각 ZTE·폭스콘, 메이주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중국의 전자 부품 제조업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 물량 절반을 생산하고 있고,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디스플레이·반도체도 복잡도가 상당히 높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역내 조달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부품을 쓰는 이유는 레퍼런스, 가성비, 기술 대응 삼박자가 맞기 때문이다.

한국 업체들은 삼성전자·LG전자 등 스마트폰 업체들과 거래 경험이 풍부해 적기 기술 개발, 생산 대응 노하우를 갖고 있다. 미국·일본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도 있다. 무엇보다 가까운 거리를 오가며 그때그때 기술 대응을 해준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과 가격으로 승부하기는 어렵지만 성능은 아직 뛰어나다"며 "중국 업계가 고사양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은 부품을 쓰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첨단 기술 분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사드 배치로 중국 고객사와 공급 논의가 틀어지는 경우는 아직 없었다"고 전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보다는 기술 조달, 기업 이익 관점에서 움직이는 경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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