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오은지 기자]LG이노텍이 핵심 사업인 전장용 카메라모듈 사업의 국내 영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용 부품은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각광 받았지만, 경쟁 체제가 되면서 단가 인하 압박을 꾸준히 받고 있다. 지난해 적자를 내면서 사업 구조를 수익성 위주로 개편하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현대모비스(현대차) 차기 중·대형차의 카메라모듈 입찰에 참가하지 않고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에 공급하는 카메라모듈 가격이 출혈 경쟁으로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거나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의 차량용 카메라모듈 배치도. (자료=LG이노텍)

LG이노텍의 국내외 전장용 카메라모듈 판매 가격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평균 약 6만6000원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이 레벨1에서 레벨2로 높아지면서 지난 2014년 5만390원보다 평균 가격이 올랐다.

반면 현대차 주력 모델인 쏘나타, 그랜져 등에 실제 탑재되는 카메라모듈은 현대모비스 공급가 기준 대당 3만~4만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카메라모듈 원가는 3만5000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현저히 낮다. 실제로 국내 전장 카메라 업계는 수익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4분기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는 27억원 적자를 냈다. 또다른 국내 경쟁 카메라모듈 업체는 스마트폰 시황 악화, 전장용 카메라모듈 마진율 때문에 200억원 넘는 적자를 내기도 했다. 

삼성·LG에 납품하던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업체들이 신사업 분야로 자동차를 꼽고 있어 앞으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를 감수하고 물량을 보전하거나 입찰을 포기하고 수익 보전이 되는 곳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박종석 사장은 지난해 3월 LG이노텍 대표이사로 부임한 뒤 약 1년의 검증 기간을 거쳤다. 이 기간 연간 매출액은 6조1381억원에서 5조7500억원으로 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236억원에서 1048억원으로 118% 줄었다. 올해는 발광다이오드(LED), 기판소재(인쇄회로기판) 등 지난해 적자사업을 턴어라운드 하면서 차세대 핵심사업인 광학솔루션·전장부품 내실을 다져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전장부품 신규 수주 잔고는 2조6000억원으로, 2015년 2조8000억원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LG이노텍 2016년 사업부별 실적. (자료=LG이노텍,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우선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단가 인하 압력이 강한 현대모비스보다 해외 거래선에 집중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미국 테슬라를 비롯, 중국 지리자동차와 동평자동차 등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차량용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적용 덕에 차량 카메라모듈 장착 대수는 점점 늘고 있다. 전·후방, 사이드미러 등 4대를 기본으로 장착한 차량이  운전자 상태 및 동작 인식용 카메라 등 카메라 사용처와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스트래트지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차량용 카메라센서 장착대수는 1억400만개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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