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사상 처음으로 17일 구속됐다. 서울 구치소에서 약 11시간 대기를 하던 이 부회장은 오전 5시 35분 경 법원의 구속 결정이 내려지면서 결국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박상진 대외담당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번 구속영장에서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 확정된 후 17일 새벽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이 박상진 사장을 기다리고 있다.

17일 새벽 비가 오락가락 내리던 서울 구치소 앞에는 적막감이 감돈 가운데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들, 취재진, 자유청년연합 회원들이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기다렸다. 자유청년연합 회원은 “박영수 구속” “특검 해체” 등을 외치며 구치소 앞에서 시위를 했다.

오전 4시 경에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오보가 일부 언론과 SNS를 통해 확산돼 현장이 술렁이기도 했다.

오전 5시 35분 경 이 부회장의 구속이 확정되면서 삼성 관계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구속이 돼 상당히 충격적이다”라며 “삼성 임원인사, 사장단 인사, 채용 등에서 줄줄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자유청년연합 회원들이 17일 새벽 서울구치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이 확정되고 나서 자유청년연합 회원들은 서울구치소 앞에서 박영수 특별검사의 사진을 찢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은 박 특별검사를 원색적인 욕설로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오전 6시 54분에는 박상진 사장이 구치소 밖으로 걸어 나왔다. 박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대한 생각, 현재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대기됐던 차량에 탑승해 서울 구치소를 빠져 나갔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구속을 신호탄으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SK와 롯데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 역시 이 부회장을 두 번 만에 구속시킴으로써 연장 여부와 관계없이 수사에 탄력을 받게 됐다.

찢어진 박영수 특별검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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