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최근 G마켓에서 세월호 희생 학생들을 추모하는 단원고 칠판 사진을 광고에 사용한 사건이 발생했다. 합성된 사진을 배경으로 '쇼핑을 다 담다.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문구까지 넣었다.

논란이 되자 G마켓은 잘못을 담당 디자이너에게 돌렸다. 회사 측에서는 칠판에 합성한 문구가 단원고 교실의 칠판 문구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G마켓 관계자는 디지털투데이에 "원본 사진은 디자이너가 유료 사진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아 사용했다"면서 "칠판에 적혀있는 낙서는 졸업식 분위기를 내기 위해 합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낙서는 세월호 교실의 낙서인지 디자이너가 인지하지 못했다"며 "내부 검토 단계에서도 인지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단원고 교실 칠판 문구를 사진에 합성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처럼 들린다. 칠판 문구에는 '담임 선생님과 무사히 돌아와', '꼭 살아서 와' 등 세월호 희생 학생들을 향한 메시지가 고스란히 적혀 있는데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G마켓 광고 사진(좌)과 원본으로 추정되는 사진(우)
단원고 교실 칠판에 적혀 있는 글들. 무사히 돌아오라는 메시지 등이 담겨있다.

해당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해놓고 단원고 사진을 합성한 것이 말이 되냐'며 비난했다. 여러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SNS에서도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G마켓 측에서는 과실을 인정했다. G마켓 관계자는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 내부에서도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담당 디자이너는 처벌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G마켓은 담당 디자이너의 처벌만 고려한 채 사진을 보며 상처를 받았을 유족들, 국민들을 향한 공식 사과문조차 아직까지 내걸지 않고 있다.

세월호 사건은 국민들에게 아픔이고 상처다.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희생자가 있다. 사건의 진위 또한 명백하게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시작'이라는 문구와 칠판 낙서는 세월호 유족들, 국민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는 것과 같다.

잘못, 처벌 등은 오롯이 담당 디자이너에게만 돌리고 제대로 된 공식 사과문 조차 내지 않는 G마켓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온라인쇼핑업계 점유율 1위라는 명성을 가진 만큼 G마켓은 논란이 잠재워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잘못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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