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오은지 기자]중국 화웨이를 비롯한 스마트폰 업계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원거리 무선충전을 적용한다. 애플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8(가칭)'에 자기공명방식(공진형) 무선충전 기능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 메이쥬 등 스마트폰 업체들은 올해 출시하는 차기 플래그십 모델에 공진형 무선충전 기능을 채택키로 했다. 메이주는 'MX7' 또는 'PRO6'에, 화웨이는 'P11'에 첫 적용하는 게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출시한 '갤럭시S6 엣지'에 자기유도방식 무선충전 기능을 도입했지만 번들로는 판매하지 않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사진=삼성전자)

원거리 무선 전력전송은 지금껏 구현한 스마트폰이 없었다. 현재 상용화된 자기유도방식 무선충전 규격인 'Qi' 인증은 무선충전기 한 대당 기기 하나만 충전 가능한데다 패드 위 한 지점에 스마트 기기를 정확하게 놓아야 해 사실상 무선충전 기능을 하지 못했다. 케이블을 이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 충전 효율은 떨어져 널리 확산되지 못했다. 

공진형은 스마트폰을 충전기 근처에만 둬도 충전이 되고, 스마트워치나 스마트카드 등 각종 기기를 함께 놓고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휴대기기 배터리 충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 기술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업체들이 공진형을 채택하지 않은 이유는 기술 성숙도와 가격 때문이다. 전력을 보내주는 송신기(Tx)와 수신기(Rx)는 서로 블루투스로 통신 하면서 충전을 한다. 충전 속도와 효율은 높아야 하지만 과충전은 방지해야 한다. 원거리로 전력을 전송하려면 출력이 강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주변 근거리무선충전(NFC) 회로에 손상을 주는 등 미흡한 점이 있었다. 기술적인 난제는 해결이 됐고, 많은 업체들이 이 기능을 채택하면서 모듈 가격 역시 자연스럽게 조정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자기공명방식 '에어퓨얼' 인증과 자기유도방식 'qi' 인증 비교. 스마트폰 업체들은 에어퓨얼 2개 규격과 qi 규격을 모두 만족하는 트라이모드(Tri-mode)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자료=각 협회)

중국 업계가 무선충전 기능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무선 충전 관련 국내 업계도 활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금까지 자기유도방식과 자기공명방식 모든 규격을 만족시키는 트라이모드(Tri-mode) 무선충전 칩을 양산한 업체는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맵스가 유일하다. 아모텍(안테나·솔루션), 코마테크(안테나·솔루션), LG이노텍 등 기존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도 이미 에어퓨얼 인증을 획득했다.

맵스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구체적인 개발 사항은 알지 못한다"면서 "양산 기술이 나온 만큼 많은 업체가 이 기술을 도입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이 한 템포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애플 역시 몇 년전부터 무선충전 기술을 검토해왔다.

삼성전자는 자사 시스템LSI 사업부에 무선충전칩 개발팀을 별도로 두고 관련 기술을 연구해오다 지금은 자체 개발 대신 아날로그 팹리스 업체 NXP·IDT, 삼성전기 등과 협력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 출시하는 '갤럭시S9(가칭)'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스마트폰, 데스크톱PC, 무선충전 패드 내장 테이블 등 무선충전 관련 특허를 지속적으로 등록해왔다. 에어퓨얼, qi 인증 규격과는 다른 자체 규격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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